2025.11.22(토)

야구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천태만상'

야구인 2세에서부터 '3년간 유니폼 3개' 받은 선수까지 '다양'

2013-11-22 16:32

▲2차드래프트를통하여팀을옮기게된이혜천(사진좌)과임재철(사진우).사진│뉴시스
▲2차드래프트를통하여팀을옮기게된이혜천(사진좌)과임재철(사진우).사진│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 지명 결과가 발표됐다. 제10구단 KT 위즈의 참여로 많은 선수들이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가운데, 베테랑과 유망주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사연을 지닌 선수들이 대거 새로운 팀을 찾게 됐다. 일단, 전 SK 투수 김주원이 전체 1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고, 삼성 투수 이동걸 역시 전체 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또한, 한 명의 계투 요원이 아쉬웠던 KIA는 전 두산 투수 김상현을, 정근우가 FA로 빠져 나간 공백이 절실했던 SK는 전 넥센 내야수 신현철을 뽑았다. 대부분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LG와 NC는 두산의 베테랑인 임재철과 이혜천을 선택했다. LG로서는 기존 외야진을 뒷받침할 만한 베테랑 백업 요원을 뽑는 데 최선을 다 한 것이며, NC는 손민한 이후 또 다시 노장의 힘에 한 가닥 기대를 거는 듯한 모습이다. 한화에서 오랜 기간 내야를 지켜 온 이여상이 롯데로 이적한 부분도 눈에 띄는 장면이다.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 중 ‘사연 없는’ 이들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대부분 유망주로서 구단의 기대를 모으다 40인 보호선수에 들지 못한 채 자신을 필요로 할 것으로 기대되는 구단으로 이적한다는 사연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본인 야구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이번 드래프트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본인들의 몫인 셈이다.

‘야구인 2세’에서부터 ‘두 번의 2차 지명 이적’까지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야구인 2세’들이 이번 시장에 제법 나왔다는 점도 자못 흥미로운 부분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롯데로 떠난 심수창. 그의 아버지는 대한야구협회 심판 위원이기도 한 심태석씨다. 한양대 졸업 이후 LG의 선택을 받으며 한때 10승 투수 반열에까지 올랐지만, 2007년 이후에는 승보다 패가 많아지면서 스스로도 많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2011년 넥센으로 이적하면서 오랜만에 100이닝 이상 소화했으나 다시 이듬해 승리 없이 5패만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올 시즌 1군 출장 기록은 없지만, 조정훈의 컴백 시기가 늦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내년 시즌 5선발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문성현과 함께 2010 신인지명회의에서 넥센의 선택을 받은 좌완 김대유는 SK의 선택을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롯데에서 현역 생활을 했던 김종석 현 부산중학교 감독이다. 고교 시절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으나, 흔하지 않던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이유로 당시로서는 제법 높은 3라운드 지명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입단 이후에는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올 시즌 퓨쳐스리그 기록도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다만, 잠재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아버지 못지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김인식 충훈고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전 SK 투수 김준 역시 이번 드래프트시장을 통하여 KIA로 이적했다.


또한, ‘전직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 듀오도 눈에 띈다. NC로 이적한 전 LG 외야수 심재윤을 포함하여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될 윤영삼(전 NC)이 그 주인공이다. 심재윤은 국내에서 열린 2012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으로 선발되어 맹타를 퍼부었던, ‘기분 좋은 추억’을 안고 있었던 인재였다. 당시 그를 선발했던 정성주 차장도 “수비 센스가 좋고, 방망이 중심에 맞출 수 있는 재주가 좋은 선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LG 외야 자원이 풍부하지 않았다면, 놓치지 않았을 자원 중 하나였다.

2010 세계 청소년 대회 대표팀으로 선발된 경험이 있던 윤영삼은 사실 이번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온 선수들 중 가장 사연이 많다. ‘싸움닭’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고교 시절 모교 장충고를 이끄는 데 앞장서 왔고, 2011 신인지명회의에서도 동기생 유창식(한화), 임찬규(LG), 최현진(두산) 못지않게 빠른 순번에 지명되며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것이 불과 3년 전 일이었다. 그러나 그 3년 사이에 윤영삼은 서로 다른 세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우선 그의 첫 이적은 2년 전 2차 드래프트에서 일어났다. 당시 NC는 그의 성장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며, 삼성에서부터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NC 육성팀에 ‘옛 스승’ 유영준 스카우트(전임 장충고 감독)가 있다는 것도 윤영삼에게는 행운이었다. 그러나 2년 후 다시 시장에 나온 그는 3라운드에서 ‘고향팀’격인 넥센에 다시 호명됐다. 3년 사이에 삼성에서 NC로, NC에서 다시 넥센으로 이적하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넥센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보았을 때 오히려 NC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향 서울로 다시 올라 온 만큼 정서적인 안정만 뒷받침된다면 장충고 시절 보여줬던 ‘싸움닭 기질’을 그라운드에서 발휘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의 성패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가의 여부도 바로 여기에 달려 있는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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