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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後(후)] 두 가지 관점에서 본 '강민호 FA 계약'

FA 계약, ‘시장경제 논리 vs 효율성 문제’ 양면성 내재

2013-11-13 23:47

▲강민호(왼쪽)와배재후롯데단장(오른쪽).사진│롯데자이언츠
▲강민호(왼쪽)와배재후롯데단장(오른쪽).사진│롯데자이언츠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드디어 터졌다. 2014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된 롯데 포수 강민호가 원 소속구단인 롯데와 4년 총액 75억 원(계약금 35억, 연봉 10억)에 계약하며 ‘쩐의 전쟁’에서 한 걸음 앞서 나갔다. 이는 종전 FA 계약 최대금액(심정수, 4년 총액 6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렇게 ‘FA 최대어’ 강민호의 계약 금액이 공개되면서 나머지 FA들도 협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 FA를 보유한 구단에서는 강민호의 계약 규모를 기준으로 ‘원 소속구단 협상 기간 내’에 계약 마무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강민호의 계약 규모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것도 이번 오프시즌에서의 특수성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에 나올 수 있는 FA 선수들이 다수 있었고, 강민호 역시 이에 예외일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총액 100억 계약’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면서 FA 시장의 과열양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FA 계약, ‘시장경제 논리 vs 효율성 문제’

이에 대해 혹자는 ‘FA를 선언한 선수의 당연한 권리’라는 견해를 표하기도 하고, 다른 이들은 ‘거액의 투자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다.’라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어떠한 이야기가 맞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두 의견 모두 나름의 논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FA를 선언한 선수에 대해 총액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은 ‘시장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한다. 구단과 선수의 계약에 KBO나 정부가 개입을 할 수 없는 만큼, 애덤 스미스가 주장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자유계약시장에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사실 선수 입장에서 보면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수가 FA를 취득하기 위해 8~9년간 본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자유 계약을 통하여 거액을 손에 쥐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따라서 KBO도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계약선수 연봉 제한’을 두지 못하는 셈이다. 구단도 구단 나름대로 ‘필요에 의하여 선수를 영입하는 대가’를 치르는 만큼, 이 역시 정부나 KBO가 각 구단별로 얼마를 쓰는지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일 ‘야구 선진 3국’의 계약 형태도 사실 ‘시장경제 논리’에 기반을 두는 셈이다.


다만, FA 시장에 대해 과열 양상을 우려하는 이들은 ‘과연 해당 선수에게 거액을 투자할 만큼의 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역대 FA들 중에는 거액을 손에 쥐고도 제 몫을 다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고, 투자 금액에 비해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다 해 주는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투자 대비 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셈이다. 이는 시장경제 논리와는 다른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계약 규모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이들은 연봉을 구단의 ‘자산’으로 보느냐 ‘비용’으로 보느냐의 문제를 제기한다. ‘자산’은 ‘투자한 금액이 다시 구단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투자와 함께 경제적 효익을 창출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즉, 거액을 투자한 선수의 활약을 바탕으로 해당 구단이 경제적 효익(입장 수익, 성적, 관중 동원 등)을 창출하는 경우에는 ‘효율적인 투자였다.’라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반면, ‘비용’은 투자한 금액이 구단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일시적인 경제적 효익만을 창출하고 바로 소멸해 버린다. 이러한 경우에는 반대로 ‘과다 투자로 인한 비효율성이 발생했다.’라고 평가하기 마련이다.

결국, 두 가지 관점에 대한 평가는 당장 ‘옳고 그름’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법이다. 4년이 지난 시점에서 FA 선수들의 활약상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액수를 떠나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 입장에서도 계약 이후 제 몫을 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는 없는 일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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