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라서 FA를 선언한 16명의 선수는 각각 ‘소속팀 잔류가 유력한 경우’, ‘시장에 나올 경우 몸값이 폭등할 수 있는 경우’, ‘뒤늦게 타 구단이나 소속팀과 계약할 경우’로 나뉠 수 있다. 특히, 선수 한 명이라도 보강해야 하는 NC 다이노스의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베테랑 예우 차원에서 시장 막바지에 FA를 영입할 수 있다. 막내구단 자격으로 FA 영입에 따른 보상 선수를 내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NC에게는 호재다.
PS 後(후)의 하이라이트, ‘쩐의 전쟁’
그래서 일부에서는 포스트시즌 이후 상황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쩐의 전쟁’을 언급하기도 한다. 아시아시리즈의 경우 ‘단기 이벤트 경기’라는 인식 때문인지 아직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반면, FA를 비롯하여 연봉 협상 과정에서 일어나는 제반 사항들은 많은 야구팬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곤 한다. 재일동포 선수들을 대상으로 거액이 오갔던 1980년대 오프시즌의 형태가 현재는 ‘고액 FA들의 계약 여부’로 옮겨진 셈이다.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손꼽히는 FA들은 이병규, 권용관(이상 LG), 박한이(삼성), 박정진, 이대수, 한상훈(이상 한화), 강영식(롯데) 등 총 7명 정도로 압축된다. 이들 중에는 한 구단에만 있으면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제 몫을 다 한 나머지, 타 구단으로의 이적 자체를 생각할 수 없는 경우(이병규, 박한이)와 소속 구단의 의지로 잔류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박정진, 이대수, 한상훈)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변이 없는 한, ‘합리적인 계약 금액 범위’ 내에서 소속 구단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선수들 스스로도 소속 구단에 대한 애정이 워냑 커 타 구단으로의 이적 자체를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FA 최대어로 손꼽히며, 역대 최대금액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 강민호도 사실상 잔류가 예상된다. 이대호의 해외 진출과 홍성흔/김주찬의 FA 이적 등 주요 선수들을 많이 놓친 롯데 입장에서 강민호는 ‘반드시 지키고 싶은’ 카드임에 분명하다. 또한, 롯데는 자신들이 필요로 할 때마다 거액을 아끼지 않았던 전례를 보여준 바 있다. 정수근, 이상목, 홍성흔, 정대현 등은 FA 계약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이들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7명의 선수가 얼마든지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성립한다. ‘내부 단속’을 기조로 하는 삼성의 경우, ‘장원삼 모셔오기’가 최대 과제로 주어졌다. 무난한 계약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지만, 정현욱(LG) 역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선택으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장원삼 역시 ‘희소 가치가 있는 좌완 선발 투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편, 두산은 5년 전 홍성흔을 롯데에 빼앗겼다가 다시 찾아 온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심초사중이다. 이에 ‘FA 3인방(손시헌, 이종욱, 최준석)’을 섭섭지 않은 대우로 잡아둔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인 일이다. 다만, 야수 셋이 모두 빠져나가도 다른 선수들로 그 공백을 매울 수 있다는 점은 두산이 지닌 또 다른 무기이기도 하다.
강민호와 함께 ‘2014 오프시즌 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정근우(SK)는 한때 일본 진출까지 타진할 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따라서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우선 협상 기간과는 관계없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이유로 ‘국가대표 톱타자’로 많은 활약을 펼친 KIA 이용규는 어느 구단에서 데려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며, 빠른 발을 바탕으로 내야를 휘저을 수 있는 LG 이대형 역시 의외의 복병으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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