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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승엽' 박병호, 남은 것은 '태극마크' 뿐!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발탁 0순위'로 손꼽혀

2013-11-04 23:51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가 아메리칸리그 소속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일본 프로야구 제펜시리즈 역시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창단 첫 우승으로 마감되면서 전 세계 야구 일정이 모두 끝났다. 물론 국내에서는 정규시즌 우승팀 삼성 라이온스가 1승 3패의 열세를 딛고 또 다시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첫 ‘통합 3연패’의 대업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각 리그의 챔피언십 시리즈가 끝났다고 해서 야구 외적인 일정까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추후 ‘아시안 시리즈’를 비롯하여 일부 윈터리그 일정이 잡혀 있고, 프리 에이전트(이하 FA)들의 인사이동 여부와 팀 재정비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이른바 ‘스토브 리그’가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오프시즌에는 올해 초와 같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과 같은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작은 움직임’에도 야구팬들이 큰 관심을 가질 법하다.

‘포스트 이승엽’, 박병호의 ‘재발견’

이러한 가운데, 지난 4일에는 ‘2013프로야구 정규 시즌 MVP 및 부문별 시상식’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오프시즌의 서막을 알렸다.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누가 될지 미리 점쳐볼 수 있는 본 시상식에서 넥센의 박병호가 2년 연속 MVP를 수상하며, ‘포스트 이승엽’으로서의 가치를 굳건히 한 점을 주목해 볼 만하다. 이는 지난해 그의 활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때에 따라서는 ‘박병호 장기집권’ 시대를 예고하는 서막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또한, 김태균-이승엽 등 30세 이상의 베테랑들이 주름잡았던 ‘국가대표 1루수’의 자리를 박병호가 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찾은 것도 한국프로야구가 얻은 소득 중 하나였다.

사실 박병호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스타’였다. 성남고 졸업 이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지만, 1군 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백업과 2군을 드나들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야구를 할 수 없었던,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고교 시절 기록했던 ‘4연타석 홈런’이 허상이 아니었음을 종종 보여 주곤 했지만, 그러한 활약이 꾸준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넥센으로의 트레이드는 그에게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타순이 고정되고, 경기 출장 시간이 보장되면서 진화를 거듭한 것도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본인이 제 역할을 다 하면서 팀도 서울 연고 이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다는 핸디캡도 훌륭하게 극복하면서 준플레이오프를 일명 ‘박병호 시리즈’로 만들기도 했다. 입단 이후 정확히 9년 만의 일이었다.

그의 진화가 대단한 것은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지난해와 달라진 사사구와 삼진 비율에서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지난해 박병호는 111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84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면서 ‘전형적인 거포’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그 비율이 조금 달라졌다. 삼진을 96번 당하는 동안 사사구로 출루한 횟수는 무려 100번이기 때문이다. 1년 사이에 두 지표의 수치가 뒤바뀐 셈이었다.

이쯤 되면 박병호는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를 꿈꿔볼 수 있다. 이미 성남고 시절, 최정(SK)과 함께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된 바 있었던 박병호는 이후 WBC 예비 후보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유독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일단 현재 페이스 대로라면 내년에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박병호의 선발이 유력한 상황이다.

사실 한국 프로야구가 신규 구단의 창단으로 갈수록 젊어지면서 얻은 숙제 중 하나가 바로 ‘슈퍼스타의 존재’였다. 언제까지 1990년대 후반을 주름잡던 이들에게 모든 것을 기댈 수는 없었기에 박병호와 같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분명 필요했다. 9년 전, 동대문 야구장에서 4연타석 홈런을 치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던 그도 이제 내년이면 ‘프로 10년차’ 베테랑이 된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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