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두산이 우승에 이르기 위한 전제조건은?

작전 미스-수비 실수만 줄이고 '기본'만 지키면 충분히 우승 가능!

2013-10-28 00:59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월드시리즈나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무대를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실 사소한 진리 하나만 선수들이 기억하고 실천에 옮기면 된다. ‘실수의 제로화, 그리고 기회를 살리는 일’이 그러하다. 그러나 수비 실수를 하지 않고, 찬스에서 득점을 내는 일은 사실 정규시즌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즉, 작은 경기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쌓아가야 큰 경기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법이다. 다만, 응원 규모나 단기 시즌이라는 부담감, 이 경기 하나만 넘어설 경우 우승에 이를 수 있다는 부담감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규모 면에서 국내와 비교할 수 없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세 경기 연속 실책이 발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 지난 27일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은 두산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정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을 상대로 선전하며 2연승했던 기세를 살리지 못한 채 경기를 내주었기 때문이었다. 9회 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양 팀의 스코어는 3-2로 삼성의 근소한 우세였다. 그러나 두산이 내어 준 3점 중 두 점은 비자책점이었다. 전광판에 기록된 두 개의 실책이 끝내 두산의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또한, 선발 유희관의 ‘어이없는 교체 장면’ 역시 두고두고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아직은 ‘두산의 우위’, 우승에 이르기 위한 전제조건은?

바꿔 말하자면, 수비 실책과 작전 미스만 없었다면 한국시리즈 3차전의 향방 역시 두산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었다. 특히, 두산 입장에서 3차전 패배가 더욱 아쉬웠던 것은 그동안 단기전을 치렀던 후유증이 선수단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결국 불리한 것은 두산 쪽이기 때문에, 시리즈를 빨리 끝내는 것도 선수 보호나 구단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 아직 시리즈 전적은 2승 1패로 두산이 한 경기 앞서 있다. 여전히 우승의 키워드는 두산이 쥐고 있는 셈이다. 특히, 삼성은 가장 믿음직한 카드인 마무리 오승환을 너무 많이 소모했다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김진욱 감독 스스로도 3차전을 마친 이후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표하면서도 경기 막판에 오승환 카드를 끌어낸 것이 큰 의의를 두는 눈치였다.


또한, 이번 포스트시즌의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타선’이었다. 이번 가을잔치에 초대된 네 팀의 투수력이 모두 엇비슷했다는 점을 되짚어 보았을 때 결국 타선에서 몇 점이나 뽑아 주느냐의 문제도 각 팀의 중요한 숙제 중 하나였다. 그런 점에 있어서 경기당 평균 4.67점을 뽑아 낸 두산에 비해 삼성(경기당 2점)의 방망이는 아직 예열을 끝내지 못한 상황이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두산은 이제 서서히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생각해 볼 만하다. 시리즈가 시작되기 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불펜 문제가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은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이어 온 방망이 실력은 여전히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정규시즌에서 발휘되어 왔던 전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두산의 우승 가능성도 작은 것만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오는 28일 열리는 4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3차전과 같은 수비 실수나 작전 미스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수비 실수에 대한 문제는 뒤로하더라도 선발 유희관을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했던 벤치의 실수는 되짚어 볼 만한 내용이다. 수장이 ‘냉정’을 잃어버릴 경우 이와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는 법이다. 만약에 이러한 경기 내용이 4차전에서도 반복된다면, 먼저 2승을 거두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던 2007년의 사례를 반복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ugenephil@daum.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