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당연했던 패배’ LG, 내년 시즌을 기대한다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리그 2위를 기록했다는 데에 만족해야

2013-10-20 20:03

▲LG의가을잔치는싱겁게끝났지만,2013년가장뜨거웠던팀이라는사실에는이의를제기할필요가없다.사진│뉴시스
▲LG의가을잔치는싱겁게끝났지만,2013년가장뜨거웠던팀이라는사실에는이의를제기할필요가없다.사진│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11년 만에 가을잔치에 진출한 LG에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섰다는 긴장감은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고, 이는 결국 라이벌에게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어 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리버스 스윕’을 거둔 두산의 기세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사실 이번 플레이오프(이하 PO)는 ‘LG의 자멸성 플레이에 두산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라고 요약할 수 있었다. 바꿔 말하면, LG 입장에서는 제 실력을 드러내 보이지 못한 채 다소 허무하게 가을잔치를 마감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번 2013년 정규시즌에서 LG가 가장 뜨거웠던 팀이라는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할 필요는 없다.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베테랑과 신예들이 절묘한 조합을 만들어냈고,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극적인 뒤집기로 시즌 2위를 확정짓기도 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경험을 통하여 내년 시즌에도 선전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도 ‘아쉬운 가운데’ LG가 얻은 성과 중 하나다.

‘패배는 당연한 것’,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들

사실 일부에서는 LG의 수비 실수를 두고 ‘가을잔치의 격(格)을 떨어뜨렸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경기 결과나 내용만 놓고 보면, 이러한 평가를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프로야구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받아야 하는, 일종의 ‘숙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맞이한 가을잔치에서 선수들이 생소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LG는 지난 11년은 그 어떤 구단보다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에 바뀐 사령탑은 그 어떤 구단보다 많았으며, 심지어는 그룹사에서 직접 감사를 받을 만큼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LG가 리빌딩할 수 있는 절대 시간을 부여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퓨쳐스리그에서 ‘소리 없이 사라질 수 있었던’ 인재들이 비로소 1군 무대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면서 베테랑들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됐다. 라인업이나 마운드에서 어느 한 명이 제외되어도 다른 이들이 그 공백을 충분히 메워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는 점만 봐도 비로소 LG가 ‘팀다운 팀’이 되었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다. 주키치가 빠진 자리에 신재웅이 ‘신데렐라’가 되어 나타났고, 정현욱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유원상이 부상을 극복하고 다시 마운드에 드러났다. 수비에서도 내/외야 라인에 누구를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선수 대부분 ‘고른 기량’을 선보였다.

더 가볍게 볼 수 없는 점은 LG의 정규시즌 선전과 2013 포스트시즌 경험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내년에는 임찬규가 군 입대로 빠지는 사이에 좌완 윤지웅이 돌아오게 되며, 공익근무에 임했던 투수 유경국과 포수 김창혁도 내년 시즌부터 팀에 합류하게 된다. 둘 모두 김기태 감독이 퓨쳐스리그에서 직접 조련했을 만큼 높은 잠재력을 가진 이들이다. 여기에 현역 군 복무를 마친 이들 중에서도 ‘제2의 권용관/김용의’가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뽑은 신인 선수들 중에서도 한, 두 명 정도 잠재력을 끌어낼 만한 이들이 1군에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쨌든 LG의 뜨거웠던 정규시즌만큼 짧고 굵었던 포스트시즌도 마감됐다.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우승을 못 했다는 아쉬움보다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라는 평가 속에서 현 체제를 가급적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과거 ‘현대 왕조’가 가을 무대에 자주 초대될 수 있었던 것도 10년간 단 한 번도 감독, 코치, 프런트가 바뀌지 않고 오랫동안 동고동락했기 때문이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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