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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다르면서도 닮은 2002년과 2013년의 LG

선수단 구성은 올 시즌이 최고. 근성은 11년 전과 '동일'

2013-10-06 01:06

▲올시즌정규시즌2위를확정한LG는11년전과다르면서도묘하게닮았다.사진│LG트윈스
▲올시즌정규시즌2위를확정한LG는11년전과다르면서도묘하게닮았다.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2013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최고의 반전은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나타났다. 이미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네 팀이 확정된 가운데, 누가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느냐의 여부가 128번째 경기에서 판가름났기 때문이었다.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던 팀은 최하위 한화를 상대하는 넥센이었으나, 그 넥센을 한화가 잡아주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잠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넥센의 최종 성적은 72승 2무 54패(승률 0.571)로 일단 최소 리그 3위를 확보해 놓은 상황이었다. 두산이 승리할 경우 최종 성적은 72승 3무 53패(승률 0.576)를 기록하게 되어 73승 55패를 기록하게 될 LG(승률 0.570)를 앞서게 되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딸 수 있었다.

최근의 상황도 두산에게 매우 유리하게 돌아갔다. 두산은 이미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LG에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기세를 올린 바 있으며, LG는 LG대로 ‘반드시 잡아야 할’ 롯데와 한화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꿈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은 2회 초 공격서 홍성흔과 이원석의 ‘백투 백 홈런’을 앞세워 2-0으로 달아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대로라면 두산의 2위 등극도 불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절박함이 더 높았던 것은 LG 쪽이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의 구위에 막혀 이렇다 할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던 LG는 6회 말 반격서 타율 1위를 확정지은 이병규(등번호 9번)의 적시타를 앞세워 대거 4득점, 일순간에 경기 결과를 뒤집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8회 말 공격에서는 정성훈이 또 다시 경기 결과에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기록하며 승부를 매조지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정확히 11년 만에 플레이오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다르면서도 닮은 2002년과 2013년의 LG

분명 LG의 선전은 2013시즌 최고의 반전이었다. 잠실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변화된 모습만 놓고 보면 9개 구단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이에 일부 팬들은 LG의 정규시즌 2위가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 ‘유광 점퍼 신드롬’은 LG의 가을 잔치 진출을 의미하는 표현이 됐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던 올해와 달리, 2002년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사정 속에서 가을 잔치를 치러야 했다. 일단 선발로 써먹을 수 있는 요원으로는 외국인 투수 만자니오 뿐이었고, 타선에서도 주포 김재현이 부상 속에서도 대타로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현대를,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차례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돌아온 야생마’ 이상훈을 필두로 한 불펜, 부상 투혼 속에서 대타로나마 착실하게 적시타를 기록해 준 김재현의 존재가 그만큼 LG 선수단에 큰 무기였다. 즉, 당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는 ‘질 것 같아도 끝까지 해 보자.’라는 정신이 LG 선수단 전체에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이에 비해 2013시즌 LG의 객관적인 전력은 11년 전보다 낫다는 것이 중론이다.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선발 투수가 세 명이나 배출(류제국, 우규민, 리즈)됐고, 일명 ‘유정봉(유원상, 정현욱, 봉중근) 트리오’로 불리는 필승조는 9개 구단과 견주어 조금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타선에서도 신-구 조화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질 만큼, 가장 탄탄한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명 이러한 모습만 놓고 봐도 현재의 LG는 11년 전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지더라도 쉽게 패하지 않는다.’라는 점은 11년 전과 동일하다는 사실만은 주목해 볼 만하다. 이병규, 박용택, 이동현 등 2002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주역들이 팀의 주축이 되어 선수단을 이끌었다는 점도 묘하게 닮았다. 이제 이들이 다시 ‘도전자’가 되어 1994년 이후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이자 최후의 반전을 만들어 낸 LG가 마지막에도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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