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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바비 콕스'의 애틀란타와 닮은 2013년 삼성

주전 선수 대거 이탈에도 불구, 꾸준히 지구 우승 기록

2013-10-03 00:27

▲전력약화에도꾸준히성적을내는삼성은2000년대애틀란타와많이닮았다.사진│삼성라이온스
▲전력약화에도꾸준히성적을내는삼성은2000년대애틀란타와많이닮았다.사진│삼성라이온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2013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의 정규시즌 우승팀은 결국 삼성 라이온스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 프로야구 32년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가져간 유일한 팀이 됐다. 이는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타이거즈 왕조(해태-KIA 시절 포함)’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기도 하다.

삼성의 우승이 값졌던 것은 최근 3년간 가장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친 끝에 얻었다는 데에 있다. 한때 LG에게 선두를 내어 줄 만큼 위기가 찾아왔고, 자신들이 지닌 전력의 100%를 활용하지 못하는 등 악재가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모든 것을 이겨내면서 ‘강팀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당당히 보여줬다. 이로써 삼성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3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콕스’의 애틀란타 vs ‘류중일’의 삼성

사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부터 ‘외부 환경 변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201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서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 대표팀을 맡았기 때문이었다. 사령탑이 빠진 상황에서 삼성은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기에 불펜의 ‘맏형’ 노릇을 했던 정현욱은 FA로 팀을 떠나야 했고, 트레이드를 통하여 포수 현재윤과 내야수 손주인이 유니폼을 갈아 입어야 했다. 셋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몫을 다했던 이들이었기에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오프시즌 중 사령탑 부재와 주요 선수들의 이적은 삼성에게 분명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여기에 이승엽을 비롯한 주요 노장들은 전성기 때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 네셔널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있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모습과 매우 흡사했다.


바비 콕스 감독이 이끄는 애틀란타는 네셔널리그 동부지구의 ‘터줏대감’이었다. 한때 지구 우승은 기본이라고 여길 만큼 위세가 당당했다. 그만큼 그렉 메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케빈 밀우드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해 보일 것 같았던 애틀란타도 위기를 맞은 바 있다. 특히, 2003시즌에는 글래빈과 밀우드를 같은 지구에 속한 뉴욕 메츠/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보내고도 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에는 매덕스와 4번 타자 게리 셰필드마저 떠나 보냈으면서도 다시 지구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도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애틀란타의 저력에 많은 이들이 혀를 내두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류중일의 삼성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투수들은 시즌 내내 100% 가동되지 못했다. 특히, 팀을 떠난 이들이 새로운 팀에서 완전히 주전급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트레이드의 최대 수혜자는 상대가 아니냐?’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럴 때마다 떠난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대신, 남은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형식, 채태인 등의 활약과 함께 토종 마운드의 각성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결국 한국시리즈의 열쇠를 쥐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내년 시즌이다. 마무리 오승환이 내년 시즌부터는 구단 동의하에 해외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에 경험했던 이탈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아직 내년 시즌까지 거론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하지만, 여러 악조건 하에서도 3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킨 만큼, 내년에도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점쳐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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