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올해에는 다소 ‘억울한 팀’이 등장할 수 있다. 보통 ‘포스트 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은 ‘5할 승률’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에는 이러한 ‘마지노선’을 채우고도 가을잔치에 진출하지 못하는 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팀 순위를 보면, 5할 승률을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경우는 2008년 한화(당시 승률 0.508) 뿐이었다. 그나마 당시 5위를 차지했던 한화는 64승 62패를 기록하여 4위 삼성과 단 한 경기 차이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5할 승률, 더 이상 ‘가을잔치 보증수표’ 아니다!
그런데 19일 현재, 4위 두산과 5위 롯데의 게임 차이는 무려 7경기다. 롯데의 승률이 0.505를 마크하는 동안 두산은 무려 0.565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둘 모두 5할 승률을 초과하고 있지만, 그 차이는 상당히 커보인다. 상위권과 중위권의 승률 차이가 상당하다 보니, 5할 승률이 이제는 더 이상 ‘가을잔치 진출의 보증수표’가 되어 주지 못했다.
이에 대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하나는 홀수 구단 운영에 따른 변수 발생, 또 다른 하나는 ‘압도적인 하위권 팀의 존재’가 그러하다. 신생구단 NC 다이노스의 출범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홀수 구단 운영에 따라 때에 따라서는 2연전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여기에 한 구단은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하는 관계로 ‘경기력 유지’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휴식을 취하느냐 안 취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아직 눈에 보이는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불규칙한 구단 운영이 승률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또 다른 요인으로 손꼽을 수 있는 ‘하위권 팀의 압도적인 패배 숫자’는 눈에 보이는 성적으로도 금방 알 수 있다. NC 다이노스만 해도 개막 시작과 함께 연패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이했고, 4월에도 김경문 감독 개인 최다 연패 타이기록(9연패)을 세우며 하위권을 전전해야 했다.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았다. 개막전 최다 연패 기록을 시작으로 19일 현재까지 115경기를 치르는 동안 무려 77패를 기록했다. 한화가 내어 준 77경기 중 무려 39경기가 1~4위 팀을 상대로 패했다. 범위를 나머지 8개 구단 전체를 놓고 봐도 한화가 ‘경쟁 우위’를 보인 팀은 8승 7패를 기록한 NC 다이노스 딱 한 팀뿐이었다. 한쪽의 일방적인 패배가 많아질수록 승수를 쌓아도 가을잔치에 진출하지 못하는 팀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그나마 NC는 후반기부터 베테랑과 신진 세력의 조화가 이루어지며, 현재는 7위 자리도 위협할 만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이후에도 이렇다 할 전력 보강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어설픈 5할 승률로는 가을 잔치 진출이 힘들다.’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줄 근거로 이어진다.
내년에도 이러한 경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KT가 1군 무대에 합류하는 2015년 이후다. ‘5할 승률’이 가을잔치 진출에 마지노선이라는 ‘상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5할 승률 + a = 가을잔치’라는 새로운 상식을 개발(?)해야 할 듯싶다.
[eugenephil@daum.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