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시즌 초반에는 ‘경험 부족’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지 못했다. 간판타자 나성범도 시즌 초반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연패 행진은 길어져 갔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도 시즌 50승을 눈앞에 두었다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꽤 의미가 깊다. 이들의 ‘젊은 힘’이 의외로 빨리 발휘될 경우 ‘신생팀 최단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꾸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막내 NC, “누가 우리를 약체라 했나?”
사실 NC의 선전에는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투수로 뽑은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와 노장 이호준의 활약, 그리고 이들을 지켜본 젊은 선수들의 분전이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물론 외국인 투수 3인방, A-C-E 트리오 중 필두를 지키던 아담이 시즌 도중 퇴출당하며 위기를 맞았을 때에는 선발 마운드 운용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자리를 신예들이 잘 매워 주면서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NC가 거둔 또 하나의 수확이었다. 이성민, 노성호 등 대학무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조금만 더 경험을 쌓는다면 외국인 투수 두 명만으로도 충분히 선발 마운드를 운영해 볼 만하다. 물론 토종 선발 투수로서 신인왕에 도전하는 이재학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투수들이 팀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리그 공동 2위)하며, 마운드에서 최소 실점을 내어 주는 동안 타선에서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기존 ‘형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4번 타자 이호준의 활약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고 한다면, ‘도루왕’ 김종호와 또 다른 신예 이상호의 존재는 기대 이상이었다. 타 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한을 그대로 그라운드에 쏟아 부으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여기에 1군 무대 첫 해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나성범(12개)-권희동(13개) 듀오의 활약은 ‘내일의 거포 탄생’을 약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고무적이다.
물론 NC가 ‘최단기간 포스트 시즌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올 시즌 내내 고착화 되지 못했던 마무리 투수 문제를 포함하여 ‘안방’의 안정화, 그리고 이호준의 집중 견제시 타격의 물꼬를 틔울 만한 선수가 필요하다는 점이 그러하다. 특히, 창단 이후 우수 인재들을 많이 끌어 모았다고는 하나, 신인들이 데뷔 첫 해에 1군 무대에서 제 기량을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까지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의 투자가 본격적인 성과를 맺기 위해서는 3~4년 정도의 절대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이 모든 사실을 뒤로하더라도 더 이상 ‘막내 구단의 존재가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부추긴다.’라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기존 ‘형님 구단’들이 올해 갓 1군 무대에 합류한 막내 구단에 대해 견제의 몸짓을 보이는 이유도 NC가 ‘내일’이라는 단어를 무서워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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