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천재’라 불리는 어떠한 타자도 평균 10번 타석에 들어서면, 3~4번 안타를 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역으로 표현하자면, 6~7번의 아웃이 수반되어야 좋은 타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수많은 아웃카운트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은 ‘완벽’에 가까워진다. 이것이 바로 ‘시행착오의 법칙’이다. 이러한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선수 중 스타 플레이어가 나오는 법이다.
‘오심률 1%’, 그 치명적인 ‘통계학’
이는 비단 선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런트 역시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구단을 ‘프로답게’ 만들 수도 있고, 아마추어 이하의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선진화’를 통하여 구단의 질적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모델이야말로 모든 구단이 지향해야 하는 이상향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단계를 논하기도 전에 1년 내내 ‘자질’ 문제가 거론되는 존재가 있다. 그라운드의 포청천,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심판위원들이 바로 그 대상이다.
그런데 심판 위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사실은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재판관 역할을 해야 하는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그라운드 내 정의 구현’이라는 재판관 역할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무고한 이가 징역살이’를 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특히, KBO 심판위원 중 일부는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이미 몇 차례 오심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무고한 선수들과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12일, 인천 문학 경기에서도 반복됐다.
상황은 이러했다. 2회 초 0-1로 뒤지고 있던 두산은 손시헌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2구째를 받아친 손시헌이 3루 베이스 옆을 빠지는 2루타성 타구를 만들어냈지만, 3루수 최정이 이를 절묘하게 잡아내며 1루로 송구했다. 이에 1루수 박정권도 공을 놓치지 않고, 최정의 송구를 받아내 심판으로부터 아웃 판정을 얻어냈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실만 놓고 보면, 최정의 호수비로 인하여 SK가 이닝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손시헌의 아웃 판정은 사실 명백한 오심이었다. 박정권이 공을 잡은 이후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고, 그 틈을 타 손시헌이 1루를 밟았기 때문이었다. ‘세이프’를 주어야 하는 상황이 1루심의 잘못된 판정으로 인하여 순식간에 ‘공수교대’ 상황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오심을 기록한 이도 ‘LG-넥센전 세이프 판정 오심’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 박근영 심판위원이었다. 한 시즌에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오심을, 그것도 중계 카메라가 보이는 1군 무대에서 두 번이나 했다는 사실은 자질 여부를 떠나 ‘문제의 소지’가 있을 법하다.
사실 심판위원들은 판정 하나하나에 집중해야 한다. 시즌 전체 경기 중 오심률이 1%만 되어도 두 경기당 한 번꼴로 오심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경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총 54개의 아웃카운트 판정 중 1%의 오심률을 선보일 경우 경기당 평균 0.54개, 2경기당 1.08개의 오심이 발생하는 셈이다. 오심률의 범위를 0.1%로 좁힌다 해도 20경기당 한 번씩 오심이 일어난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이것이 실제로 실현될 경우 프로야구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물론 심판도 인간이다. 실수를 할 수 있다. 특히, ‘아웃카운트 판정 번복 금지 규칙’은 사실 ‘인격체인 심판은 언제든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번복 금지를 통하여 자신 있게 판정에 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셈이다. 물론 이 규정으로 인하여 자신의 재량권을 남용해서도 안 될 일이다. 다만, 지금까지 KBO 심판 위원회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정도’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여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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