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는 데뷔 3년차에 접어든 현재,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7.48을 마크하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탓이었을까. 한때 ‘2010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던 MVP 유창식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그만큼 유창식은 고교 무대 평정 이후 프로무대에서도 멋지게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 보았던 ‘즉시 전력 요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는 비단 유창식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 동은 많은 유망주가 고교/대학무대를 평정한 이후 야심 차게 프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데뷔 연도에 바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나마 2011시즌, 임찬규(LG)가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9승을 거둔 것이 가장 눈에 띌 정도였다.
9개 구단 신인들, ‘안녕’ 하십니까?
올 시즌도 지난해와 비교하여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한 모습이다. 신인 위주로 선수들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던 NC를 제외한 기존 8개 구단에서 ‘순수 신인’을 찾아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 시간 투자를 통하여 기량을 쌓은 ‘20대 중반’ 신예들이 각 구단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 향상’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신예들의 기량에 의문을 제기할 필요는 없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고교/대학무대를 평정한 이들이 선택받는 공간이 바로 프로이기 때문이다. 다만,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신력’과 ‘운’, 그리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스스로 고치기 위한 ‘자발성’까지 갖추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올해부터 프로 입단에 성공한 이들이 한결같이 “퓨쳐스리그에도 정말 야구 잘하는 형들이 많다. 하물며 1군은 어떠하겠는가!”라며 고개를 젓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일부에서는 ‘나무 배트 사용’을 너무 서둘렀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나무 배트 사용으로 타구에 대한 비거리가 줄어들면서 ‘거포’가 줄기 시작했고, 탄탄한 체격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똑딱이 타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아마야구에 극단적인 ‘투고타저’ 현상이 일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프로 스카우트팀의 입장은 다르다. 신기하게도 9개 구단 모두 “지금처럼 나무 배트를 쓰는 것이 낫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스카우트는 “나무 배트 사용으로 인한 폐해가 많다고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반대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오히려 알루미늄 배트 사용이 좋은 선수를 선별해 내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프로무대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그 적응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대다수 프로 스카우트팀의 견해다. 김종국 현 KIA 코치도 사실 아마시절 때에는 ‘거포’로 이름났던 선수 중 하나였다.
지난해 신인지명 회의에서 두산에 1라운드 지명을 받았던 김인태는 당시 인터뷰에서 “데뷔전을 이천이 아닌, 잠실에서 치르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물론 그의 바람은 ‘선배’들의 그늘에 막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러한 각오를 드러내는 신예들이 많다는 사실만큼은 상당히 기분 좋은 소식이다. 언젠가 이들의 꿈이 ‘1군 무대’에서 반드시 성사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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