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2004년 텍사스'의 모습이 보이는 NC 다이노스

젊은 선수들 패기로 기존 '형님'들 제압하는 모습 서로 닮아

2013-09-01 23:37

▲후반기에무서운기세를선보이는NC다이노스.사진│NC다이노스
▲후반기에무서운기세를선보이는NC다이노스.사진│NC다이노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막내 NC 구단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제7구단으로 리그에 참가했던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의 초대 성적(31승 76패 1무)을 뛰어 넘은 지는 오래다. 이제는 제8구단으로 리그에 참가했던 쌍방울 레이더스의 초대 성적(126경기 52승 71패 3무)을 뛰어 넘을 준비를 마쳤다. 2일 현재 NC의 시즌 승수(45승)를 감안해 보았을 때 잔여 경기에서 5할 승률을 거둘 경우 충분히 ‘역대 창단구단 최다승’을 거둘 수 있다.

사실 시즌 초반, NC가 연패를 거듭했을 때까지만 해도 막내구단의 1군 리그 진입 시기가 너무 빨랐다는 이야기와 함께 ‘프로야구의 질적 수준’ 문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형님’들이 얕봤던 막내 구단은 이제 더 이상 ‘만만한 상대’로 추락하지 않았다. 특히, 최근 2주 동안 보여주었던 NC의 모습은 마치 상위권 팀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에 ‘창원 아재’들로 대표되는 지역 야구팬들도 기꺼이 야구장을 찾아 NC에 ‘무한 애정’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의 ‘오클랜드-텍사스’를 꿈꾸는 NC 다이노스

사실 ‘구단이 젊다.’라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젊은 선수들이 기존 형님들의 기세에 위축되지 않고 ‘겁없이’ 달려들 경우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험 부족’으로 인한 한계점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NC의 경우 시즌 초반만 해도 ‘후자’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시즌이 종반으로 치닫을수록 ‘전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 준 사례가 있다. 과거, 박찬호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을 지켜본 야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만한 2004시즌이 그러하다. 당시 텍사스는 2003시즌 직후 알렉스 로드리게즈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팀 내 체질 개선에 나선 바 있다. 덕분에 텍사스는 라인업에 대거 젊은 선수들이 포진되면서 색다른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행크 블레이락-마이클 영-알폰소 소리아노-마크 테세이라로 이루어진 내야 라인은 전원 20대 선수들로 구성된 바 있다.


물론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하위권을 전전했던 텍사스가 로드리게즈의 이탈로 더욱 어려운 사정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즌 끝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며 기존 ‘애너하임(LA 에인절스 전신)-오클랜드’의 2강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복병으로 손꼽히기 시작했다. 물론 당시 지구 우승은 시즌 92승을 거둔 에너하임에게 돌아갔지만, 만약에 텍사스가 3경기만 더 이겼다면, 지구 챔피언 타이틀의 주인공은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시 텍사스의 시즌 성적은 89승 73패였다.

이 외에도 같은 지구에 속해 있던 오클랜드 역시 전통적으로 ‘젊은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팀이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마운드를 이끌었던 네 명의 영건 투수, 팀 허드슨-베리 지토-마크 멀더-리치 하든의 존재는 약한 타력으로도 리그를 호령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NC 다이노스 마운드 역시 외국인 투수와 일부 베테랑들을 제외하면,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물론 선수층이 깊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사실 드물다.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의 절대 시간 투자를 통하여 메이저리그에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젊은 패기로 기존 ‘형님’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막내 NC의 패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2000년대 당시 텍사스-오클랜드 못지않아 보인다는 사실만은 인정해 줘야 할 듯싶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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