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중 현재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팀들의 경우, 내년 시즌에도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한 ‘수성(守城)’ 작전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3~4년 이후에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유망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흙 속의 진주’를 찾아 퓨쳐스리그에서 절대시간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2013시즌 4강(삼성, LG, 두산, 넥센)’의 신인지명 전략, ‘잠재능력’
그도 그럴 것이 최근 3년간 상위권을 유지했던 팀들 중 일부는 간혹 신인지명 회의 상위 라운드에서 ‘의외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2010 신인지명 회의에서는 두산이 1, 2라운드에서 효천고 장신 좌완 투수 장민익과 대구고 에이스 이재학(현 NC)을 지명하며 나머지 팀들을 당황시킨 바 있다. 두 선수가 모두 좋은 인재임에는 틀림없었지만, 1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사실 드물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5년간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던 SK는 더욱 의외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1 신인지명회의에서는 전국무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경남고 서진용을 1라운드에서 지명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부산고 투수 이경재의 이름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 그만큼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향후 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을 뽑아 퓨쳐스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이다.
이와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팀이 바로 두산과 넥센이다. 최근 5년간 착실하게 신인지명 회의에 임한 결과, 1군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는 유망주들이 하나 둘씩 등장했기 때문이다. 즉시 전력 요원으로 판단되는 인원을 한, 두 명 뽑는 선에서 마무리할 경우 대부분 장래성이라는 측면을 크게 볼 수 있다. 투수들의 경우 제구력은 좋으나 빠른 볼 최고 구속이 잘 나오지 않는 유망주, 타자들의 경우 체격 조건이 좋아 거포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지명 대상자로 가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 구단에게 눈앞의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삼성과 함께 2강을 형성하고 있는 LG는 그동안 착실하게 지명권을 행사하며 끌어 모은 유망주들이 올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따라서 올 시즌에는 이들을 뒷받침해 줄 만한 인원들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지난해까지 LG가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었던 만큼, 이번 2차 신인지명 회의에서는 비교적 앞쪽 순번에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됐다. 임지섭 외에 즉시 전력 요원으로 분류할 수 있는 ‘우량주’를 한 명 더 선택할 수 있다. 중/하위 라운드에서는 현재 노장들의 포지션을 감안한 ‘전략적인 지명’ 행사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삼성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완벽한 ‘신-구 조화’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 준 만큼, 올 시즌에도 노장들의 포지션을 감안하여 선수를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승환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을 대비하여 이번 신인지명 회의에서 ‘속구 투수 끌어 모으기’에 집중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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