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베테랑 전성시대'

마흔 앞둔 이병규, 시즌 5호 홈런으로 선두 삼성 잡아

2013-08-03 08:59

▲베테랑다운모범을보여주고있는LG이병규.사진│LG트윈스
▲베테랑다운모범을보여주고있는LG이병규.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코리안 디마지오’, LG의 이병규(39)가 또 다시 일을 냈다.

지난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지명타자로 출장한 이병규는 6회 말 공격서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작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 날 경기서 그가 유일하게 기록한 안타이기도 했다. 단 한 번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한 이병규의 활약 속에 LG 마운드가 힘을 냈고, 이는 LG의 4-2 승리로 끝이 났다.

특히, 그가 홈런을 뽑아냈던 상대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던 차우찬이었다. 차우찬이 던진 공 또한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 상대가 이병규였을 뿐이었다. 그래서 혹자는 2일 경기서 터져 나온 홈런에 대해 ‘이병규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홈런이었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활약을 펼치는 노장들을 일컬어 ‘베테랑’이라고 한다.

테드 윌리엄스에서부터 이병규까지 ‘베테랑 전성시대’

사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프로야구에서 ‘베테랑’은 크게 대접받지 못하는 문화가 형성되곤 했다. 30대 중반만 넘어서도 은퇴를 준비해야 했고, 현역 생활 연장을 고집할 경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통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송진우, 양준혁, 이종범 등 마흔을 넘기면서도 젊은 선수들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는 이들이 나타나면서 생각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주전 선수를 선발할 때 ‘나이’는 더 이상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누가 더 컨디션이 좋은지. 누가 더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프로야구 최고령 사이클링’도 나오는 것이고, 개인 통산 500홈런이나 2,000안타와 같은 ‘레전드급’ 기록이 생산되는 것이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는 이미 이러한 문화가 장착된 지 오래다. 나이나 피부 색깔이 아닌, 야구에 대한 열정과 능력으로 주전 선수를 뽑는다는 사실이 이제는 ‘상식적인 이야기’가 된 셈이다. 이러한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면, 20세기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마흔의 나이에 ‘최고령 타격왕’을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그는 은퇴를 선언했던 1960년에는 마흔둘의 나이에 무려 29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통산 500홈런 고지 점령에 성공했다. 이른바 ‘노익장’을 과시한 셈이다.

‘대도’ 리키 헨더슨은 무려 25년간 현역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아들뻘’인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펼치면서도 서른아홉의 나이에 66개 도루로 도루 왕에 등극한 것을 비롯하여 41번째 생일을 맞이했던 2000년에는 시애틀 메리너스와 뉴욕 메츠에서 모두 36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2003년, LA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통산 타율 0.279, 3,055안타, 297홈런, 1,406도루를 기록했다. 헨더슨 외에도 샌디에이고와 뉴욕 양키스에서 주로 선수 생활을 했던 ‘데이브 윈필드’도 마흔셋의 나이에 은퇴하기 전까지 400홈런-3,000안타를 동시에 기록한 주인공이 된 바 있다. 특히, 1992년에는 마흔의 나이에 26홈런-108타점을 기록하면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처럼 베테랑들의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는 점에서 팀의 호성적과 연결될 수 있다. 노장의 활약을 눈으로 지켜본 젊은 선수들이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도전하고자 하는 LG가 이병규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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