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잘 나가는 팀 LG의 '전반기 승부처'는?

문선재 포수마스크를 쓴 6월 2일 KIA전이 '터닝 포인트'

2013-07-18 20:34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한판 대결이었다. 전반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만큼, LG는 내친김에 2위 자리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워야 했고, 롯데 역시 연패 탈출을 목적으로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

하지만, 야구는 한 번 흐름을 놓치면 그 기세를 되살리기 상당히 어려운 '멘탈 스포츠'중 하나다. 전날 경기에서 오지환의 투런 홈런을 바탕으로 승리한 LG의 기세를 감안한다면 더욱 그러했다. 이러한 예상이 맞아떨어지기라도 한 듯 LG는 또 다시 롯데를 재물 삼아 6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롯데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연패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롯데 입장에서는 주중 2연전에서 오지환에게만 무려 5타점을 허용한 장면을 상당히 아쉬워할 법하다.

'승부처'의 순간, 잘 나가는 팀 LG의 '최후의 한 수'는?

어쨌든 전반기 2위를 확정한 LG는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스타전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때에 따라서는 후반기에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물론 LG가 시즌 내내 잘 나갔던 것만은 아니었다. 한때는 하위권에 머물며, 또 다시 '승리 DNA'를 잃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단 한 번의 승부'를 통하여 반전에 성공했고, 그 경기 경험은 지금의 LG를 좋은 흐름으로 이어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이른바 '승부처'의 순간을 잘 이겨낸 결과였는데, 이는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6월 2일, LG는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KIA와 주말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임했다. 당시 LG는 앞선 두 경기를 대승으로 마친 상황이었기에 비교적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반면, KIA는 '어떻게는 스윕 패배만은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LG로서는 설령 패한다 해도 '원정경기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라는,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러한 의중이 반영되었던 탓이었는지 LG는 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눌려 8회까지 0-4로 끌려갔다. 여기에 마무리 앤서니가 등장하자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는 듯싶었다. 그러나 LG는 9회 초 공격서 앤서니를 매섭게 몰아붙인 결과, '패할 수도 있던 경기'를 기어이 동점으로 만드는 저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승부의 추를 연장까지 가져가는 데까지 성공했지만, 가용한 포수 자원을 모두 써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기태 감독은 내야수 문선재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우는 등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무모한 선택이었지만, 문선재를 포수로 투입한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10회 초 2사 2루 상황서 그가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이후 문선재는 10회 말 수비서 다시 포수마스크를 쓴 채 그라운드에 나타났고, 그와 호흡을 맞춘 마무리 봉중근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으며 팀의 3연승을 지켜냈다. 그리고 '패할 뻔했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이 한 번의 승부는 이후 LG 선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당시 경기가 바로 2013년 LG 전반기의 '승부처'였던 셈이다.

19일 올스타전을 앞둔 현재 LG는 선두 삼성에 반 경기 뒤진 2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리고 당시 승리의 주역이었던 이들은 여전히 팀 내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자처하며 LG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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