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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잠재력이 큰 유망주, 故 이장희의 안타까운 최후

2012년 입단 이후 '제2의 정성훈' 될 재목으로 평가

2013-07-17 01:39

▲LG트윈스故이장희.사진
▲LG트윈스故이장희.사진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야구를 주제로 한 영화나 만화 중 마니아들이 한, 두 번 쯤 접해 봤을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메이저’다. 주인공 ‘시게노 고로’의 유년시절부터 포함하여 월드시리즈 우승까지의 장면을 그린 이 장편만화는 야구에 대한 보통의 지식 아니고서는 묘사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 중 주인공이 ‘꿈의 섬’이라는 고립된 섬에서 자신의 실력을 단련하는 부분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곳의 총 책임자이기도 한 ‘스오우 감독’은 “꿈이 썩어갈지, 끝까지 이겨내 꿈을 이뤄낼지 모든 것은 너희들이 몫이다.”라며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모습은 ‘퓨쳐스리그’에서 내일의 1군 선수를 꿈꾸는 선수들의 도전정신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래서 퓨쳐스리그에는 ‘사연이 없는 이들’이 하나도 없을 만큼 각자 나름대로 고충을 안고 있다. 고교 혹은 대학무대에서 에이스나 4번 타자 역할을 하고도 정작 프로에서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이들도 있고, 신고 선수 신분으로 입단하여 별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량을 급성장시킨 이들도 있다. 이러한 선수들 가운데, 지난 15일 유명을 달리한 LG의 내야수 故 이장희는 상당히 아까운 인재였다.

잠재력이 큰 내야 유망주, 이장희의 안타까운 최후

경기고-동국대 졸업 이후 2012년 신인지명회의에서 LG에 7라운드 전체 62순위로 지명을 받은 이장희는 입단 이전부터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내야 수비가 일품이라는 평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방망이 솜씨도 좋아 대학 동기 노성호(NC)와 함께 2011년 KBO 총재기에서 모교에 우승기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에 그를 지도했던 동국대 윤재호 감독은 이장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주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손목 힘이 상당히 강하여 장타력도 갖춘 선수다.”라며 엄지를 치켜 올리기도 했다.

일부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현재 LG의 주전 3루수로 활약하고 있는 정성훈에 비유하기도 한다. 실제로 각종 대학 리그전에서 그를 지켜봤던 이는 “프로에서 잘 성장한다면, 정성훈의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 선수다.”라며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또한, 고교 1학년 때에는 유격수를, 대학 1학년 때에는 2루수로 활약하는 등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었다. 다만, 풍부한 잠재력에 비해 지명 순번이 다소 후 순번으로 떨어졌던 것은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시간이 필요하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장희도 퓨쳐스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가다듬는 데 최선을 다했다. 1군 경험은 없지만, 올 시즌 퓨쳐스리그 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 26안타, 7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한 그에게 돌연 ‘실족사’ 소식이 들려왔던 것은 지난 16일 오후, LG 트윈스가 배포한 보도 자료 한 장에 의해서였다. 당시 LG는 보도 자료에서 “이장희가 지난 15일 오후 4시경 잠실구장 부근인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사거리 부근 건물 주차장 입구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창 그라운드에서 뛰어야 할 젊은 유망주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가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문선재, 김용의 등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시간 투자를 통하여 1군에서 빛을 본 이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되짚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故 이장희의 실족사가 공식 발표된 16일,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 LG 선수들은 추모의 의미로 모든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가 검은 색 리본을 유니폼에 달았다. 그리고 3-3으로 팽팽한 연장 접전을 펼쳤던 양 팀간의 승부는 ‘이장희의 경기고교 1년 후배’ 오지환이 재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면서 끝이 났다. 그리고 그 홈런은 경기 승리와 함께 선배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동시에 함축한 듯한 모습이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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