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준우승팀 장충고에도 ‘황금사자기가 낳은 또 다른 스타’가 프로 스카우트팀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당시 장충고 마운드 필두에서 삼진 쇼를 펼쳤던 우완 조지훈(한화)이 그 주인공이었다. 특히, 지난해 충암고와의 황금사자기 4강전에서 삼진을 무려 18개나 뽑아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왜 저런 투수가 2학년 때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느냐’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실제로 장충고 송민수 감독은 “수술만 아니었다면, 최우석(전 한화)과 함께 2학년때부터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었던 선수였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마쓰자까’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신예, 한화의 조지훈
고교시절부터 그를 지켜 본 이들은 하나같이 ‘투구폼이 참 부드럽다’라는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그만큼 투구자세에 군더더기가 없어 연투 능력이 빼어나다. 빠른 볼 최고 구속도 150km에 육박하여 대성 가능성이 크다. 이에 조지훈의 투구를 본 한 해설위원은 “선동열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을 보는 것 같다.”라며 즉시 전력 요원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무게감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개막 직후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미 한화 선발 마운드는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비롯하여 김혁민, 유창식, 안승민 등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퓨쳐스리그에서의 절대시간 투자를 통하여 조금이라도 경험을 쌓아야 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다. 주로 선발 요원으로 투입되며, 11경기에서 53과 1/3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었다. 눈에 드러난 성적도 2승 4패 44탈삼진, 평균자책점 2.70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에 그는 6월 말부터 한화 1군 마운드에 합류하여 ‘무너진 불펜’을 복구하는 데 힘을 보태야 했다.
1군 합류 이후 그는 중간계투 요원으로 1이닝을 소화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3과 2/3이닝을 소화하며 1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팀은 패했지만, 조지훈이 제법 긴 이닝을 소화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는 점이 한화에겐 큰 수확이었다. 무너진 한화 선발 마운드를 감안했을 때 김응룡 감독이 충분히 ‘조지훈 카드’를 만지작거릴 만했다.
이러한 모습 때문인지, 그의 동기들은 조지훈에게 ‘마쓰자까’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고교시절의 마쓰자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마운드에 섰을 때 배짱 있게 던지는 모습이 그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의 용모는 마쓰자까를 연상시킬 만큼 많은 부분이 유사하기도 했다. 생긴 용모만큼, 추후 마쓰자까만큼 대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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