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LG의 이병규, '그의 시계는 거꾸로 돈다'

2009년 페타지니 이후 '최고의 노장'

2013-07-12 14:14

▲서른아홉이라는나이가믿기지않을만큼맹타를퍼붓는LG이병규.사진│LG트윈스
▲서른아홉이라는나이가믿기지않을만큼맹타를퍼붓는LG이병규.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날씨가 더워지면서 ‘서울 3강’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동향의 넥센에게 3연패를 당한 LG가 NC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싹쓸이 3연승’으로 다시 본 모습을 찾더니, 두산 역시 소리 소문 없이 승리 숫자를 쌓아가며 72경기서 37승을 거두었다. ‘오심 파동’과 ‘음주운전 사건’ 이후 잠시 흔들렸던 넥센은 다시 전력을 가다듬은 결과, 2위 자리를 회복했다. 이쯤 되면 ‘서울 3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도 해 볼 만하다.

이 중 LG는 2002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다시 가을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LG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1994년)’을 경험했던 유지현 코치가 “지금의 팀 분위기가 1994년과 정말 닮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이에 LG는 이번 올스타전에서 후보로 오른 모든 멤버들이 팬 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오랜만에 ‘화끈한 팬심(心)’을 등에 업기도 했다.

‘나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 LG의 이병규

LG 상승세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심에 ‘주장’ 이병규(39, 등번호 9번)가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을 듯 싶다. 내년에 마흔이 되는 그의 나이를 감안해 보았을 때 체력 문제를 포함하여 그 기량에 의심을 제기할 만하지만, 그는 어찌 된 일인지 연일 맹타를 퍼부으며 LG 중심타선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상으로 5월부터 팀에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40타점을 기록하여 지난해 기록(41타점)을 넘어 설 기세다.

‘세월을 거스른 듯한’ 그의 활약은 눈에 보이는 기록으로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0.391, 61안타, 출루율 0.423, 장타율 0.551를 기록중이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은 무려 0.460일 만큼 유독 찬스에 강하다. 이에 지난 5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최고령 사이클링’을 기록했고, 이 경기를 시작으로 10일 NC전까지 10연타석 안타를 기록하며 물 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왠만한 선수들이 은퇴를 고려해도 될 법한 나이에 20대 선수들 못지않은 기량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타석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투수가 결정구로 던진 볼을 ‘힘 한 번 들이지 않고 살짝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홈 플레이트에서 변화가 심하게 들어와 ‘땅볼’로 포수미트 근처까지 가는 볼을 안타로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 정도 기술을 갖췄다면, 굳이 힘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셈이다. 불혹의 이병규가 장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40대 전성기’를 바라보는 그의 모습에서 또 다른 선수의 이름을 떠올려진다. 2008년 시즌 중반에 합류하여 무서운 타격감을 선보인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무대 합류 이후 68경기에서 타율 0.347, 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듬해, 공포의 4번 타자로 위용을 뽐낸 바 있다. 그는 38세의 나이에도 불구, 그 해 115 경기에 출장하여 2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거포형 타자'의 등장에 LG 팬들이 환호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이렇게 노장들의 활약은 젊은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어 팀에 시너지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이병규를 필두로 정의윤, 문선재, 김용의 등이 제 모습을 찾으면서 LG의 팀 타율은 7월 11일 전체 2위(0.279)를 달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역시 LG가 가장 최근에 진출했던 가을잔치 시즌(2002년)에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는 사실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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