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크리스의 홈런 추세는 약물복용의 의심을 가질 만하다. 그렇지만 요즘 약물 테스트가 강화된 상황에서 데이비스에게 이런 질문은 실례다. 물론 갑자기 예상 밖의 기록을 내는 선수들을 보면 가끔 약물복용자가 나오기도 한다. 외야수 멜키 카브레라(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바톨로 콜론(오클랜드 에이스) 등이 최근에 적발된 메이저리거의 약물복용자들이다. 이들은 약물테스트 강화에도 불구하고 기록향상을 위해 약물을 복용했다.
메이저리그 약물 역사를 구분할 때 현재는 ‘post-testing era’다. ‘스테로이드 시대(1990년-2001년)’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홈런기록들이 약물시대에 집중됐던 터라 현 데이비스의 홈런 페이스가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데이비스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 작성된 33개다. 그런데 현재 전반기 88경기에서 33개를 엮어냈다. 데이비스는 타격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유망주였다. 2011년 7월30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돼 꽃을 피웠다.
공교로운 점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1996년 ‘스테로이드 시대’에 중견수였던 브래디 앤던슨도 한 시즌에 홈런 50개를 쳐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있다. 50개를 작성하기 전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은 21개였다. 1996년 홈런왕은 마크 맥과이어로 52개. 약물의 힘이 투타에서 얼마나 크게 작용했는지는 이후 기록으로 자세히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데이비스를 앤더슨급으로 비교하지 않을 뿐 더러 현재는 클린시대로 판단하고 있다.
데이비스에 대한 초점은 1961년 뉴욕 양키스 슬러거 로저 매리스의 한 시즌 최다홈런 61개에 근접여부다. 60개까지 가능할 수 있을지다. 매리스의 시즌 61개 홈런은 그동안 마크 맥과이어(70개), 새미 소사(66개), 배리 본즈(73개) 등이 뛰어 넘었다. 하지만 모두 약물의 힘에 의해서 작성돼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 매리스의 한 시즌 최다 61개 홈런이 부활된 셈이다.
1961년 매리스는 시즌 최다 홈런을 쳤을 때 전반기에 33개를 작성했다. 데이비스는 아직 전반기 경기가 남아 있어 매리스의 기록은 경신이 가능하다. 매리스 이후 전반기에 홈런 33개 이상을 친 경우는 모두 10차례 있었다. 그러나 7명이 스테로이드 시대에 작성했다. 따라서 이 기록은 평가 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과연 데이비스는 ‘청정시대’에 불멸의 기록으로 평가 받았던 한 시즌 최다 60개 홈런 이상을 때려낼 수 있을까. 현재 데이비스의 프로젝트 넘버(가상 수치)는 60.75개다. 쉽지 않다. 약물과 무관했던 3명은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50개 홈런도 넘지 못했다.
1969년 오클랜드 에이스의 강타자 레지 잭슨은 전반기에 37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후반기에 단 10개를 추가해 47개로 시즌을 마쳤다. 잭슨은 전반기에 8.7 타수에 한 개꼴로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22.5 타수에 홈런을 한 개씩 생산했다. 이 해 잭슨은 득점(123), 장타율(0.608), 삼진(142)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워싱턴 세네터스의 프랭크 하워드는 같은 해 전반기에 34개의 홈런을 작성했다. 그러나 하워드도 후반기에 14개의 홈런을 더 추가해 48개로 시즌을 끝냈다. 이 해 메이저리그 홈런왕은 미네소타 트윈스의 하먼 킬브루(명예의 전당 멤버)로 49개를 기록했다. 킬브루는 1969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빅맥’ 마크 맥과이어(현 LA 다저스 타격코치)도 약물을 복용하기 전 매리스의 기록에 도전한 적이 있다. 맥과이어는 약물 복용 전에도 슬러거였다. 1987년 오클랜드 에이스의 루키 시절에 전반기 3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반기에 16개를 보태 49개로 50개를 넘는데 실패했다. 기록에 대한 부담은 이렇게 크게 나타난다.
잭슨과 맥과이어는 투수친화 구장 콜리세움을 사용한 탓에 현 데이비스보다 불리했던 게 사실이다. 볼티모어의 홈 캠든야드는 전형적인 타자친화 구장이다. 데이비스가 한 시즌 60개 홈런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로스앤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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