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레티 단장은 오랫동안 자이언츠 프런트 오피스서로 재직해 자이언츠 선수들을 잘 안다. 그러나 유리베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자마자 ‘FA 먹튀’가 되고 말았다. 부진한데다가 부상마저 겹쳐 팀에 독이 되는 선수였다. 팬들은 유리베를 그냥 버리라며 계약 당사자 콜레티 단장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2011년 7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4 홈런 4 타점 28개, 2012년 66경기 출장, 타율 0.191 홈런 2 타점 17개였다. 팬들이 그에게 야유를 보내지 않는 것도 이상할 정도다. 연봉만 축내는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3년 계약기간이 끝나는 올해 유리베는 변신했다. 풀타임 3루수 자리는 보장받지 못했으나 출전 때마다 영양가 있는 활약을 펼쳤다. 지난 2년 동안 유리베의 부진 가운데 하나는 마구잡이 스윙에 선구안이 무척 나빴던 것. 타격이 안 되면 볼넷을 골라서라도 출루해야하는 게 야구다. 유리베는 원래부터 선구안이 좋았던 선수는 아니다.
올해 달리진 게 바로 선구안이다. 좀처럼 나쁜 볼에 스윙을 하지 않는다. 타율도 올라갈 뿐더러 하위타선에서의 출루로 상위타선에 공격을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해냈다. 앞의 두 시즌에서 볼넷을 30개 골랐는데 올해는 벌써 20개다.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벽을 넘어 시즌 7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8번 타자 유리베의 7타점 활약 덕분이다. 0-1로 뒤진 2회 초 2-1로 전세를 뒤집은 2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3회에는 1사 만루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로 류현진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8번 타자가 5타점 이상을 올리면 무조건 승리다.
유리베는 자이언츠 선발 맷 케인으로부터 2루타, 3루타 등 5타점을 작성한 것도 모자라 8회에는 구원 마이클 킥햄에게 좌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려 사이클링 히트 가능성까지 열어 뒀다.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 가운데 가장 쉬운 단타를 뽑지 못하고 한국계 구원투수 제이크 더닝에게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줬다. 플로리다 출신으로 유격수에서 투수로 탈바꿈한 더닝은 모친이 한국인이고, 부친이 미국인이다.
요즘 유리베는 다저스타디움 타석에 들어설 때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는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팀이 어려울 때 그나마 전력이 도움이 된 선수들이 유틸리티 플레이어 닉 푼토, 스킵 슈마커, 유리베 등이다. 이제 유리베는 풀타임 3루수까지 올라왔다. 타율도 0.280 홈런 5 타점 27개로 강력한 8번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한 유리베다. 야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른다. 유리베가 한 경기에서 7타점씩을 올리고 시즌 첫 AT&T 파크에서 팀에 승리를 안겨줄 줄이야. 로스앤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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