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성문은 2025년 KBO리그에서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144경기에 출전해 181안타를 때렸고, 장타력과 주루 능력까지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으니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샌디에이고는 이런 송성문에게 4년 총액 1500만 달러를 보장하는 계약을 안겼다. 2025년 KBO리그에서 보여준 성적과 여러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활용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단으로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내야 전력을 보강하고, 송성문의 성장 가능성까지 기대한 투자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현실은 달랐다. 송성문은 2026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에서 7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 1홈런, 17타점에 그쳤다. 출루율은 0.291, 장타율은 0.244로 OPS도 0.535에 불과했다. KBO리그에서 3할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던 타자라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다.
물론 메이저리그 첫해에 고전하는 한국인 선수가 송성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김하성도 빅리그 첫 시즌인 2021년 타율 0.202에 머물렀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후 수비와 주루 능력을 바탕으로 입지를 넓혔고, 타격에서도 발전을 보여줬다. 첫해의 부진이 반드시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김하성의 사례를 송성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첫해에 얼마나 부진했느냐만이 아니라, 이후 무엇을 보여주느냐다. 기회가 부족했다는 설명만으로는 타율 1할대라는 결과를 덮을 수 없다. 프로는 기회를 기다리는 직업이 아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결과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로 다음 기회를 얻는 세계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것도 실력이고, 주어진 타석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 역시 실력의 문제다.
더욱이 송성문은 메이저리그에서만 고전한 것도 아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도 28경기 타율 0.265, OPS 0.655를 기록했다. 빅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 문제뿐 아니라, 미국 야구 전반에 자신의 타격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여기서 샌디에이고의 판단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구단이 송성문과 계약할 당시 근거로 삼은 것은 KBO리그에서의 뛰어난 성적과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서의 성공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타격 성적을 어느 정도까지 빅리그 수준으로 환산했는지, 수비와 주루를 포함한 전체적인 기여도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적응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을 얼마나 고려했는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물론 계약 첫해의 부진만으로 4년 계약 전체를 실패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계약에는 아직 남은 시간이 있고, 송성문이 반등한다면 지금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구단이 투자한 금액이 작지 않은 만큼, 앞으로는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경기력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결국 송성문에게 필요한 것은 기회에 대한 아쉬움이나 KBO리그에서의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는 일이 아니다. 타율 1할대라는 성적을 바꿔놓을 타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2의 고우석'이 될 수도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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