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홈런 생산 속도다. 최정이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것은 데뷔 12년 차인 만 29세 때였다. 반면 노시환은 5년 차인 2023년, 31개의 아치를 그리며 리그 홈런왕이 됐다. 최정이 '호타준족'에서 '거포'로 서서히진화했다면, 노시환은 커리어 초반부터 완성형 거포의 위용을 갖춘 셈이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최정은 데뷔 후 7시즌(2005~2011) 동안 103개의 홈런을 쌓으며 거포로의 예열을 마쳤다. 반면 노시환은 2025년 시즌까지 7년을 뛰며 통산 124개의 아치를 그렸다. 전설의 초반 페이스를 이미 21개 차이로 따돌린 것이다. 특히 최정보다 빠른 만 24세의 나이에 이 기록에 도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술적으로 노시환이 최정처럼 마흔 살 가까이 현역 생활을 유지하며 꾸준히 홈런을 추가한다면, 최정의 성벽은 예상보다 빨리 허물어질 수 있다.
신체 조건과 타격 메커니즘에서도 노시환의 우위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최정이 기술적인 배트 컨트롤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담장을 넘긴다면, 185cm 105kg의 거구 노시환은 압도적인 파워를 바탕으로 가볍게 타구를 보낸다. 이는 내구성 측면에서 큰 이점이다. 무리한 스윙 없이 장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은 나이가 들어 찾아오는 기량 저하 시점을 늦추는 핵심 요소가 된다.
두 선수의 평행이론은 단순히 성적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정이 인천 야구의 상징인 것처럼, 노시환 역시 대전 이글스파크의 차세대 주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팀의 중심을 잡으며 국내에서 꾸준히 기록을 쌓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최정의 기록 경신 시나리오에 힘을 실어준다.
물론 최정의 '20년 꾸준함'은 실력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수많은 부상 위험과 슬럼프를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대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노시환의 방망이 기세는 최정의 성벽을 허물기에 충분해 보인다. 3루수라는 숙명적인 보직을 공유하며 전설을 뒤쫓는 노시환. 그가 그리는 포물선 끝에 최정의 이름이 지워질 날이 올지, 한국 야구 팬들의 시선은 이제 인천을 넘어 대전으로 향하고 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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