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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46] 테니스에서 왜 ‘발리(volley)’라고 말할까

2023-03-31 06:13

발리에 능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발리에 능했던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연합뉴스 자료사진]
스포츠용어로 ‘발리(volley)’가 들어간 말들이 있다. 발리볼(volleyball), 발리킥(volley kick), 발리슛(volley shoot) 등이다. 발리볼은 배구라는 의미이며, 발리킥과 발리슛은 축구에서 공중에 뜬 공을 그라운드에 닿기 전에 차는 킥이나 슛을 뜻한다. (본 코너 325회 ‘왜 발리킥(Volley Kick)이라 말할까’, ‘ 454회 '왜 ‘Volleyball’을 '배구(排球)라고 말할까‘ 참조) 테니스서 발리는 공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 넘기는 슛을 말한다. 주로 네트 플레이에서 많이 이루어진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volley’는 원래 라틴어 ‘volare’가 어원이다. 고대 프랑스어 ‘voler’와 중세 프랑스어 ‘volee’을 거쳐 영어로 들어왔다. 모두 날아간다는 의미이다 1591년부터 영어 ‘volley’가 처음 사용됐다. 스포츠에서 ‘volley’는 날아가는 볼을 찬다는 의미로 오래전부터 사용했다. 이 말을 처음 쓴 종목은 테니스였다. 1851년 테니스에서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되돌려 보내는 의미로 사용했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배구를 ‘발리볼’이라고 표기하며 ‘발리’라는 스포츠용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조선일보 1923년 7월12일자 ‘빨리—뽈의승부(勝負)’ 기사는 ‘재작일오후셰시부터 종로중앙긔교청년회관에셔 하와이빨리!뿔템과 청년회템이 경기를하얏는데 승리는하와이군에게로 도라가고 전젹은아래와갓다더라’고전했다. 1960년대부터 테니스 경기 기사에 ‘스트로크’와 함께 ‘발리’ 등의 용어 등이 등장했다.
테니스를 처음 배우면 보통 포핸드부터 시작해 백핸드를 거쳐 발리로 넘어간다. 발리는 강력한 포인트를 얻는 기술이다. 특히 복식에선 큰 역할을 한다. 상대와 거리가 가까운 곳에서 기술을 쓰기 때문에 잘 겨냥만해도 쉽게 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 발리를 할 때는 볼이 오는 방향에 대한 빠른 판단과 효과적인 풋워크가 필요하다. 라켓은 대응을 쉽게 하기위해 몸 정면에 두고 프레임의 아랫부분이 네트 높이 정도에 있으면 적당하다.

보통 발리는 서브를 넣고 난 뒤 네트로 달려가 공격한다. 혹은 랠리 중 짧게 떨어지는 볼을 상대 깊숙이 넣거나 또는 비어있는 곳으로 공격 후 네트로 대시해서 넣는다. 타법에 따라 로발리(low volley), 백핸드발리(backhand volley), 스톱발리(stop volley), 포핸드발리(forehand volley) 등이 있다. 발을 앞으로 내딛고 몸 앞에서 치는 것을 기본으로 해 이루어지는 자세들이다. 백핸드발리 경우 왼손을 잘 사용해 라켓을 잡은 뒤 어깨를 충분히 닫게 하고 임팩트시 더 큰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공격적인 샷을 하기 위해선 중심을 앞으로 이동하면서 강력한 힘을 넣어야 한다. 발리는 집중력이 뛰어나고 타이밍이 좋아야 하며 올바른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테니스 황제’로 불렸던 로저 페더러는 발리 기술이 가장 능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조코비치는 "페더러는 리턴에 능한 상대에게 정교한 발리를 구사하는 게 놀랍다"고 했으며 앤디 머리는 "벼랑 끝 상황일수록 페러더는 담대한 발리를 성공시킨다. 이건 기술 너머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만큼 로저 페더러가 발리에서 단연 역대 최고였다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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