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26] 배구에서 골프 용어 어프로치(Approach)를 사용하는 이유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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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10-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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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서 공격수들이 네트를 향해 빠르게 이동해 공격기회를 갖느 것을 어프로치라고 말한다. 국내 배구에서는 잘 쓰지 않는 용어이지만 국제배구에서는 많이 사용한다. 사진은 2020도쿄올림픽 여자경기에서 김연경이 강타를 넣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 용어 시리즈를 시작하기전만 해도 어프로치는 골프에서만 쓰는 말인줄 알았다. 필드에서 홀 가까이에 붙이는 샷을 어프로치라고 말한다. 보통 어프로치는 샌드웨지나 피칭웨지를 사용한다. 골프를 잘 치는 고수들은 56도 라이각을 가진 별도의 어프로치 웨지인 ‘A’를 사용하기도 한다. 골프 스코어는 어프로치를 잘 하느냐의 여부로 가려진다고 해도 무방하다. 핀에 잘 붙여야 스코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 어원을 보면 원래 어프로치(Approach)는 ‘가까이 가다’를 의미하는 라틴어 ‘Appropriare’에서 유래했다. 고대 프랑스어 ‘Aprochier’를 거쳐 중세 영어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15세기때부터 어프로치는 웨이터가 테이블에 가까이 가는 것과 같이 물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생각이나 의견 등에 근접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했다.

배구에서 어프로치 뜻은 공중으로 점프하기 전 스파이커들이 네트를 향해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세터가 리시브나 패스를 받아 볼을 띄워주기 위해 자세를 잡기 전에 스텝을 빨리 밟아 공격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어프로치 동작은 상대 블로킹을 미리 의식하고 이를 피해 공격을 잘 할 수 있는 위치를 잡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세터와 서로 호흡을 잘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세터와 손발이 잘 맞지 않으면 공격 범실로 이어질 수 있다.

어프로치는 기록상으로 숫자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승리를 하는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네트 앞에서 유리한 공격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네트에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면 그만큼 경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속공이나 이동공격 등 상대 블로킹을 손쉽게 따돌리는 공격의 출발은 어프로치로부터 나온다고 볼 수 있다.

국내 배구에선 어프로치라는 말을 사용하는 않는다. 일본 배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이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프로치에 대신하는 적절한 말이 없다는 사실은 한국과 일본 배구에서 어프로치에 대한 개념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1960,70년대 한때 세계 배구를 주도했던 일본 배구는 세계적인 기준과 다른 용어들을 많이 고안해 사용했다. 레프트, 센터, 라이트,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 서브 등이 대표적인 일본식 영어 조어들이다. 본 코너에서 여러 번 지적해왔듯이 일본 배구는 한때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신들이 만든 용어들을 세계적인 개념과 다르게 썼다. 일본배구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배구가 어프로치라는 말을 쓰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프로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한국과 일본 모두 세계적인 표준 체계에 따라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도 국내에서 어프로치를 대신하는 말로 ‘자기 위치로’ 정도 등의 말을 쓸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 정도의 표현으로는 구체적으로 네트로 접근해 상황에 맞게 좋은 위치를 잡는 어프로치 개념을 잘 설명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한국과 일본은 통산 서브 로테이션에 따라 돌아가는 포지션 배구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 문용관 경기운영본부장은 "국내서 어프로치라는 말은 아주 낯설다. 공격수들이 자기 위치를 빨리 찾아가 공격을 하는게 우리 배구 스타일이다. 어프로치라는 말은 이런 국내 개념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공격수들의 준비 상황을 표현할 말인 것 같다"며 "우리도 어프로치라는 말을 잘 소화해 써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국배구가 국제화, 선진화를 이끌어내려면 어프로치와 같은 용어식 표현에 대한 개념을 좀 더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국제 용어와 관련한 활발한 소통과 교류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국배구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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