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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65]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 FC의 별명 ‘폭시스(The Foxes)’는 어떻게 생긴 말일까

2021-01-18 07:47

레스터 시티는 꾸준한 성적을 내 '조용한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리버풀전에서 골 넣고 놓아하는 매디슨(오른쪽)과 칠웰. [EPA=연합뉴스]
레스터 시티는 꾸준한 성적을 내 '조용한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리버풀전에서 골 넣고 놓아하는 매디슨(오른쪽)과 칠웰. [EPA=연합뉴스]
예전 ‘소리없이 강하다’는 모 회사제품 광고 문구가 많은 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말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실행력이 아주 강하다는 의미였다. 프리미어리그 팀 가운데 레스터 시티(Leicester City)는 이 말이 잘 어울리는 팀이다. ‘조용한 강자’로 불릴만큼 꾸준히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레스터 시티는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토트넘 훗스퍼 등과 상위권에 오르며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2015-16시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우승을 차지한 7개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언론들은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스포츠 사상 가장 큰 쇼크라고 묘사했다. 영국 축구 도박사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레스터 시티의 우승으로 엄청난 돈이 베팅으로 오고갔다. 당시 베팅사이트들은 레스터 시티가 우승할 확률을 5000분의 1로 꼽았다. 이 확률은 거의 우승이 불가능할 수치였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는 기적같은 우승을 연출했다. 레스터 시티 출신의 잉글랜드 득점왕 출신 으로 축구 해설자로 활약하던 게리 리네커는 중계방송에서 “레스터 시티가 우승하면 팬티만 입고 방송하겠다”며 공언했다가 레스터 시티가 우승을 차지한 뒤 팬티만 입고 방송을 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1980-90년대 대표적인 골잡이였던 리네커는 레스터 시티 유소년 클럽을 거쳐 성공한 선수였다.

잉글랜드 정 중앙 이스트 미들랜드의 레스터시가 연고지인 레스터 시티는 1884년 지역 칼리지 학생들을 주축으로 레스터 퍼스 FC(Leicester Fosse FC)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1919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의 명칭인 레스터 시티 FC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동안 단 한 시즌만 3부 리그를 한 것을 제외하고 1~2부 리그를 지켜 경쟁력을 갖춘 팀으로 알려졌다.

레스터 시티 엠블럼.
레스터 시티 엠블럼.


레스터 시티의 팀 별명은 여우를 의미하는 ‘폭시스(The Foxes)’이다. 팀 상징이 된 여우가 엠블럼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48년이었다. 원래 레스터시가 있는 레스터셔(Leicestershire) 지역은 중세 시대때부터 귀족스포츠로 자리잡았던 여우사냥으로 유명했다. 여우사냥은 영국의 국기라고 불릴만큼 인기를 끈 스포츠였다. 원래 여우사냥은 양계장 등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여우가 닭과 같은 가축에 피해를 입히게 되면서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선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러던 것이 17세기 찰스 2세가 즉위한 후 귀족들의 스포츠가 됐다.

레스터 시티는 여우 사냥으로 유명한 지역의 전통을 이어가며 깜찍하고 영악한 이미지를 축구단에서 구현하기 위해 별명으로 도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구단 마스코트는 구단 동네 거리이름인 필버트 스트리트(Filbert Street)’를 따서 ‘필버트 폭스’라고 이름을 지었다. 선수단이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터널 출입구에 ‘여우들은 결코 떠나지 않는다(Foxes Never Quit)’는 구단 모토를 새겨놓기도 했다.

레스터 시티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국가 기업과 스폰서십으로 체결해 관심을 모았다. 현재 메인스폰서는 태국의 여행관련 기업그룹인 ‘킹 파워(KING POWER)’이다. 태국 방콕 공항에 가면 킹 파워 면세점이 쉽게 눈에 띈다. 킹 파워는 2010년 레스터 시티를 인수한 모회사이다. 유니폼 소매에 보이는 ‘비아 사이공(BIA SAIGON)’은 베트남 최대의 맥주음료 브랜드이다. 한국의 LG전자도 2000년대 초반 스폰서를 맡은 바 있었다.

레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역대 최고의 선수는 게리 리네커와 함께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선정, 20세기 세계 축구 골키퍼 2위에 오른 골든 뱅크스를 꼽을 수 이다. 최근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을 시킨 제이미 바디와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 등이 유명하다.

지난 2018년 10월 27일 구단주인 태국 기업인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 전 회장이 킹파워 스타디움 인근에서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회장직은 막내 아들이자 구단 부회장인 아이야왓 스리바다나프라바가 이어받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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