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손자병법]32-③ 3金 감독과 한대화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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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7-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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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김감독이 선수와 살아가는 법은 제각각이다.

김응용은 냉탕온탕 전략이다. 김성근은 끊임없이 공부시키며 몰아간다. 김인식은 잘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선수들에게 누구와 함께 야구를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1번이 김인식이다. 구단에게 물으면 김응용이다. 물론 한창 때의 김응용이다. 김성근은 호불호가 갈린다.

한대화도 한화의 감독 중 한 명이다. 김인식과 김응용 사이에서 한화를 이끌었다. 한화의 가을야구 10년 아픔 속에는 한대화의 감독 임기도 들어있다. 그건 나중 이야기이고 1986년, 그는 ‘떠돌이’였다.

1982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3점 홈런으로 일본을 꺾고 대한민국에 우승을 안겼던 한대화. 화제 속에 연고팀 베어스에 입단 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83년 입단 첫해, 88경기에 나서 85안타 5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첫 경기에서 3점 홈런을 날린 걸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그나마 그 해는 잘 한 편이었다. 84년 74경기 45안타 1홈런, 85년 38경기 12안타 2홈런이었다. 84년은 베어스 코치로 있던 김성근이 감독으로 승격한 해였다.

김 감독은 한대화의 자질을 인정하고 있었다. 잘 키우면 확실한 주전이었다. 이미 국가대표로 명성을 날린 터여서 나름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한대화의 태도가 ‘불량’했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되지 않았고 툭하면 아프다며 열외를 하려고 했다. 많이 다그쳤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시키는 대로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팀의 기둥인데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니 감독으로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85시즌이 끝나자 김 감독은 눈 밖에 난 한대화를 해태로 넘겨 버렸다.

한대화는 억울했다. 간염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훈련 강도가 세지다보면 금방 지치게 되어 그런 것인데 감독은 자기 스타일대로 밀어붙이기만 하니 답답했다. 사정을 하소연해도 감독은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 밖에 하지 않았다.

해태는 정말 싫었다. ‘폭군 김응용’이 버티고 있는 곳 아닌가. 김성근 보다 몇 배는 더 독한 사람, 야구를 그만 두자고까지 마음먹었다. 새로운 고향팀 신생 빙그레로 보내달라고 떼를 썼다. 버티다가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되었다. 프로 1호였다.

김응용은 한대화를 원했다. 충분한 재목이었다. 멀리선 왜 부진한 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때마침 코치로 영입한 김인식을 중재자로 넣었다.

한대화는 김인식의 동국대 제자였다. 해태로 가는 길에 한대화를 만났다.

“김응용 감독이 널 원한다. 김 감독은 소문과는 달리 꽤 괜찮은 사람이다. 그리고 규정상 넌 해태가 아니면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 같이 가자”


김응용 감독이 자기를 원한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다. 하지만 달리 방법도 없었다. 속는 셈 치고 일단 가기로 했다. 여차하면 튈 생각이었다.

“잘 해보자. 훈련은 알아서 하고.”

의외로 나긋나긋했다. 김 감독은 한대화의 몸 상태나 체질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잘하기위해 훈련하는 것인데 훈련 안 해도 잘하면 뼈 빠지게 훈련 할 필요 없다는 생각이었다.

자기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으로 컨디션 조절에 성공한 한대화는 이적 첫 해 103경기에 나서 102안타 14홈런을 쏘아 올렸다. 베어스 시절 3년간 8홈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한 방씩 터트려 ‘해결사’의 이미지를 되살렸다.

해태에서의 8년이 한대화의 전성기였다.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 9회중 6회에 참전하여 큰 공을 세웠다.

선수와 감독 간에도 궁합이 있다. 추구하는 야구가 맞지 않으면 엇나가게 된다. 김인식은 선수 스타일에 맞춰가는 편이지만 김성근은 자기 스타일에 선수를 맞춰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김성근과 한대화는 돌고 돌아 97년 쌍방울에서 다시 만났다. 선수로서 황혼에 접어들긴 했지만 한대화는 그 해를 끝으로 선수시절을 마감했다. 명성에 비해 쓸쓸한 은퇴였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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