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손자병법] 4-2 장종훈과 사제갈주생중달(死諸葛走生仲達)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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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02-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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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손자병법] 4-2 장종훈과 사제갈주생중달(死諸葛走生仲達)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쫒다. 원전 삼국지.

강병철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했다. 부상 때문에 선발에서 빼놓았던 장종훈을 대타로 밀어넣었다.
김응용감독 역시 승부의 분수령이라고 여겼다. 아프다지만 그래도 강타자 장종훈은 부담스러웠다.
배터리에게 거르라는 사인을 냈다.

1994년 해태와 한화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5회말. 1-2로 끌려가던 한화의 진상봉이 김정수를 2루타로 두들겼다.
2사후지만 한 방이면 동점이 되고 승부의 흐름이 바뀔 수 있었다.
전날 1차전 8회 1점 리드상황에서 선동열을 투입하고도 연장 10회 패한 해태 김응용 감독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3전2선승제라 이 게임에 또 지면 끝이었다.

다행히 한화의 다음 타자는 물 방망이인 9번 타자 허준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대타 장종훈이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었다.
부상상태가 심해 도저히 출전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터여서 머릿속이 복잡했다.

‘부상이 아니란 말인가. 장종훈의 움직임을 보니 꽤나 자연스러웠다. 그래, 그냥 내보내자. 그리고 왼손 김정수에게 약세인 왼손 이정훈을 상대하도록 하자’

장종훈은 폼만 잡고 있다가 1루로 걸어갔고 이어 나온 이정훈은 동점 2루타를 터뜨렸다.
승기를 잡은 한화는 6, 7회 3점을 추가하며 5-3으로 승리, 단기전의 명장인 김응용의 해태를 2연패로 셧아웃시켰다.


장종훈의 고의사구. 김 감독에게 그것은 실로 뼈아픈 실책이었다.
장종훈은 전혀 차도가 없었다. 타석에 서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감독님이 폼만 그럴듯하게 잡고 그저 서있기만 하라고 했습니다. 느린 공이라도 스트라이크를 던졌다면 속절없이 삼진을 당했을 겁니다”

“어차피 허준에겐 한 방을 기대할 수 없었죠. 위장 미끼를 던졌는데 덜컥 물더라구요. 다행이었죠.”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부상병 선동열’에게 속은 한화의 복수극이었다.
해태는 그 감독이었지만 한화는 그 사이 강병철 감독으로 바뀌었다.

1994년 시즌 후 장종훈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news@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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