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1일, 그 드라마가 KBO 리그에서 재현됐다. 6년 전, 염경엽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 승률이 두산과 같았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억울함에 타이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25년 시즌 마지막 날 그 제도는 SK를 인수한 SSG가 한화의 1위 도전을 막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잠실구장은 시즌 마지막 날,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LG 트윈스는 NC 다이노스를 맞아 3-7로 패하며,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인천 한화-SSG 경기로 향했다.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SSG가 6회말 승부의 균형을 깨고 2-1로 앞섰다. 잠실의 LG 팬들은 숨을 죽였다. 인천 현장의 스코어보드가 팬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그 순간, 한화가 7회초 3연속 대타 작전으로 5-2 역전을 만들었다. LG 팬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마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9회말,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사 후 현원회에게 투런 홈런,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마지막 이율예를 맞이한 순간, 공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 한화 5-6 패배. LG의 매직 넘버는 사라졌다.
그러자 잠실구장은 폭발했다. 끝내기 홈런 소식이 전해지자 남아 있는 관중과 선수들은 마치 잠실에서 직접 끝내기 승리를 거둔 듯 환호했다. 샤워를 마치고 대기하던 선수들은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와 팬들과 함께 극적인 우승의 감격을 나눴다.
이번 시즌 KBO 정규리그 챔피언은 LG 트윈스. 6년 전 염경엽 감독의 억울함과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만들었던 타이브레이커 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팀에는 불리할 수 있었지만, SSG가 한화의 1위 도전을 막는 변수로 작용하며 LG에게 극적 우승을 안겨주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