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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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정말 그러기야?' 전 감독 염경엽 살리려 한화 1위 꿈 산산조각 내...한화에 9회말 극적 역전승

2025-10-01 23:32

염경엽 감독
염경엽 감독
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도하의 기적'. 1993년 10월 28일, 일본은 종료 1분을 남기고 이라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그날, 도하에서 일어난 사건은 스포츠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전해줬다.

2025년 10월 1일, 그 드라마가 KBO 리그에서 재현됐다. 6년 전, 염경엽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 승률이 두산과 같았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억울함에 타이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25년 시즌 마지막 날 그 제도는 SK를 인수한 SSG가 한화의 1위 도전을 막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잠실구장은 시즌 마지막 날,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LG 트윈스는 NC 다이노스를 맞아 3-7로 패하며,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들의 눈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인천 한화-SSG 경기로 향했다.

한화는 에이스 코디 폰세를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SSG가 6회말 승부의 균형을 깨고 2-1로 앞섰다. 잠실의 LG 팬들은 숨을 죽였다. 인천 현장의 스코어보드가 팬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

그 순간, 한화가 7회초 3연속 대타 작전으로 5-2 역전을 만들었다. LG 팬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마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9회말,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2사 후 현원회에게 투런 홈런,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마지막 이율예를 맞이한 순간, 공은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역전 끝내기 투런 홈런. 한화 5-6 패배. LG의 매직 넘버는 사라졌다.

그러자 잠실구장은 폭발했다. 끝내기 홈런 소식이 전해지자 남아 있는 관중과 선수들은 마치 잠실에서 직접 끝내기 승리를 거둔 듯 환호했다. 샤워를 마치고 대기하던 선수들은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 동료와 팬들과 함께 극적인 우승의 감격을 나눴다.

이번 시즌 KBO 정규리그 챔피언은 LG 트윈스. 6년 전 염경엽 감독의 억울함과 대비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만들었던 타이브레이커 제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팀에는 불리할 수 있었지만, SSG가 한화의 1위 도전을 막는 변수로 작용하며 LG에게 극적 우승을 안겨주었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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