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성문의 도전 정신 자체는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송성문은 KBO 무대에서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끌 만한 '확실한 무기'가 부족하다. 타격에서 압도적인 파워를 보여주기엔 장타 생산력이 아쉽고, 수비와 주루 역시 MLB 기준에서는 평범하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경쟁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KBO 출신 야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선수는 극히 드물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조차도 현지 적응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김혜성(다저스)은 주전 자리도 꿰차지 못하고 있다. KBO 최고 마무리였던 고우석은 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빅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솔직히 송성문이 가진 기량과 나이를 고려하면, 빅리그에서 뛸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키움 히어로즈의 상징'으로 남는 길이 더 빛날 수 있다. 팬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팀의 역사와 전통을 쌓아가는 선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구단의 아이콘이 되는 것은 결코 작은 의미가 아니다. 키움 팬들에게 송성문은 이미 '우리 팀의 얼굴'로 자리 잡았다. 메이저리그 도전보다 이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오히려 더 값질 수 있다.
송성문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적인 선택'이다. 무작정 해외 진출만이 성공의 길은 아니다. KBO에서 팀과 팬을 위해 꾸준히 헌신하며 한 구단의 전설로 남는 것, 그것 역시 충분히 자랑스러운 커리어다. 송성문이 키움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할 때, 그의 이름은 오히려 더 오래 남을지 모른다.
그러나 선택은 오롯이 그의 몫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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