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저스 내이션은 12일(한국시간) 현지 기자들에게 김혜성은 2025년 시즌을 트리플 A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밝혔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팀과 함께 일본으로 가지 않고, 메이저리그 투수에 적응하기 위해 마이너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김혜성이 뛰게 될 트리플A 팀은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는 오클라호마시티(OKC) 코메츠(혜성)다.
공교롭게도 혜성이 '혜성'이 된 셈이다.
로버츠 감독은 실리파다. 승리를 위해서는 잘 던지고 있는 투수를 마운드에서 과감하게 내린다. 그의 승률이 높은 이유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정한 타격 폼이 완전히 안착될 때까지 트리플A에서 뛰게 하겠다는 것이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빅리그에 있어봤자 팀과 김혜성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로버츠 감독의 판단이 맞을 수 있다.
다저스는 김혜성이 개빈 럭스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그와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럭스와 달리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타격은 리그 평균만 하면 족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180도 달랐다. 김혜성이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도 아니고 마이너리그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자 다저스 수뇌부는 매우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KBO 리그 출신 한국 선수들도 빅리그 데뷔 해 시범경기서 고전했다. 김하성, 강정호 등 거의 대부분이 처음 보는 투수들의 투구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는 기다려주지 않고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 보내는 강수를 뒀다. 월드시리즈 챔피언다운 결정이다.
다만, 김하성을 마이너리그에 보냄으로써 다저스는 김혜성과의 계약이 실책이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됐다. 럭스를 트레이드한 명분도 무색해졌다. 사실 수비만 빼면 럭스가 여러 면에서 김혜성보다 낫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건 다저스는 럭스가 미덥지 않다면 FA 시장에 나온 엘리트급 2루수를 영입하면 그만이었다. 느닷없이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김혜성은 마이너리그행을 그리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 가면 빅리그로 복귀하기가 쉽지 않다. 박찬호도 2년 동안 마이너리그에 있었다. 부상자나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콜업되기 어렵다. 그렇다고 다저스가 김혜성을 마이너리그에서 마냥 썩히게 할 리 만무하다. 적당한 때에 콜업할 것으로 보인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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