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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다” 44세 마리온 레뉴의 아름다운 퇴장-UFC 여성밴텀급

2021-07-19 11:58

3라운드도 끝나가고 있었다. 미샤 테이트가 강하게 압박했지만 마리온 레뉴는 어떻게든 경기를 마치려고 했다. 열 아홉 살 아들이 코너에서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

44세 엄마 파이터 마리온 레뉴와 아들
44세 엄마 파이터 마리온 레뉴와 아들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3라운드 TKO패였다. 마지막 경기, 이기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하지만 뭐 어떤가. 격투기를 하게 만든 아들이 저처럼 장성했으니 ...

18일 UFC 온 ESPN 26. 44세 레뉴가 마지막 옥타곤에 올랐다. 밴텀급 전 챔피언 미샤 테이트의 복귀전 상대였다. 레뉴는 경기 전 ‘44세가 아니라 34세의 느낌’이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그리곤 지든 이기든 더 이상 옥타곤에 오르지 않겠다고 했다.

그녀는 육상 7종 경기 선수였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롱 비치를 졸업, 스포츠의학 학위를 받았으며 올해의 ‘빅 웨스트 우먼스 트랙 & 필드 선수’로 선정되었다.

그녀는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향해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나 임신으로 그 꿈을 접어야 했다. 그리고 체육교사가 되었다. 그는 현재 파머스빌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

UFC는 일종의 ‘부업’이었다. 아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 한 끝에 선택한 것 이었다. 대전료를 잘 모으면 아들의 대학 교육자금을 모을 수 있을 듯 했다.

아주 엉뚱한 발상이었지만 그녀는 쉬운 운동보다 격렬한 운동이 좋았다. 쉽지 않았으나 어쨌든 그는 2010년 33세에 격투기 무대에 뛰어 들었다. 2014년까지 소형 무대에서 4승 1패의 전적을 쌓고 2015년 UFC에 입성했다. 나이 때문에 거부감이 심했지만 뚜렷한 목적이 있었기에 끈질기게 밀어붙인 덕분이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UFC 5승 1무 7패에 격투기 종합 9승 1무 8패였다. 그렇지만 그녀는 목적한 바는 이루었다. 아들의 등록금은 일찌감치 다 모았다.

그리고 18일의 마지막 옥타곤에 아들이 남편과 함께 코너를 지키며 세컨으로 지원 나왔다. 2018년 7월부터 4연패여서 이기고 싶었으나 상대가 너무 강했다.

1라운드도 졌고 2라운드도 졌지만 나름 최선을 다했다. 10살 아래인 미샤 테이트도 만만찮음을 느끼는 듯 했다.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4년여 만의 복귀전이어서 강렬한 인상을 심고 싶었으나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3회 TKO. 마리온 레뉴는 파란만장했던 옥타곤을 5연패로 마감했다. 그녀는 34세처럼 몸이 가볍다고 했지만 그 나이에 경기를 한다는 자체가 훌륭한 것 이었다.

이제 떠난다는 마리온 레뉴. 그녀는 SNS에 자신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7종 경기 선수였고 고교 교사고 사진 작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엄마다’."

44세 엄마 파이터. 졌지만 그래서 그녀의 뒷 모습은 세상의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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