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막내구단들인 제9구단인 NC 다이노스와 제10구단인 KT 위즈가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올시즌은 다른 8개 구단에 던지는 시사점이 많다.
2018년 맨 밑바닥인 10위까지 전락했던 NC는 이동욱 감독 체제로 팀을 정비하면서 빠르게 전력 상승을 이루어냈다. 2019년 5위에 오른데 이어 올시즌에는 압도적인 1위로 위용을 자랑했고 한국시리즈에서 '가을남자'인 두산마저 4승2패로 밀어내고 창단 10년, 9시즌, 두번째 한국시리즈 도전만에 통합우승을 안았다.
NC는 올해 8게임째인 5월 14일 7승1패로 단독 1위에 오른 뒤부터 10월 30일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170일 동안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시즌 막판 처음으로 6연패에 빠지면서 한때 키움과 LG에 1위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지만 뚝심으로 버텨냈다.
NC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4.58로 두산(4.31), LG(4.37), 키움(4.39), KT(4.54)에 이어 5위(4.58)에 그쳤지만 팀 홈런 1위(187개). 팀 타율 2위(0.291)를 앞세워 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했다.

타격에서는 100안타-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양의지(151안타-124타점), 부상에서 회복한 나성범(170안타-112타점), 8번 타순에서 4번 타자 역할을 한 애런 알테어(134안타-108타점)의 만점 활약에다 올시즌 NC의 히트상품이 된 강진성(122안타)을 비롯해 이명기(146안타) 등 모두가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NC의 도약과 아울러 막내인 KT의 도약도 눈부셨다. KT는 시즌 초반 극심한 투타 불균형으로 최하위권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으나 차근차근 따라 붙는 저력을 보였다. 심지어 시즌 마지막날까지 2~5위가 결정되지 않을 정도로 살얼음같은 싸움에서도 이제 겨우 여섯번째 시즌을 맞는 막내답지 않게 뚝심을 잃지 않았다.
![[마니아노트]되돌아 본 2020 프로야구②새로운 판도 변화의 시발점될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12020921010241818e70538d2222111204228.jpg&nmt=19)
올시즌 KT는 고졸 신인으로 2006년 류현진(전 한화)의 뒤를 이어 14년만에 두자리 승수를 올리며 신인상을 움켜 쥔 소형준(13승)을 비롯해 타격 4관왕에 빛나는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 홈런타자로 변모하는 강백호, 역시 KT의 히트상품인 배정대와 베테랑 황재균 등의 활약이 팀을 2위로 이끄는 밑바탕이 됐다.
이러한 막내 구단들의 선전과는 달리 SK와 한화는 올해 말 그대로 '지옥'을 맛보았다.
한화는 불과 24게임째인 5월 31일 7승17패로 10위로 떨어진 뒤 단 한차례도 9위조차 올라보지 못했다. 또 에이스 김광현을 메이저리그로 떠나 보낸 SK도 한화와 같은 날 9위로 떨어진 뒤 6월10일 잠시 KT와 공동 8위(11승19패)를 한 뒤부터 역시 단 한차례도 순위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
마치 NC가 순위표에서 최상단으로 직선만 그었다면 SK와 한화는 맨 밑바닥에서 직선으로만 평행선을 긋고 한시즌을 마무리 한 꼴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이런 와중에 1994년 이후 우승 집념을 불태웠던 LG는 준플레이오프전에서 두산에 무너졌고 올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됐던 키움은 시즌 막판 손혁 감독을 경질하는 자중지란으로 결국 와일드카드에서 패퇴하고 말았다. 또 메이저리그 우승 경력이 있는 맷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해 3년만에 우승에 도전한 KIA는 가을야구 일보 직전에서 아쉽게 내년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Two Huh'로 기대를 걸었던 삼성과 롯데도 시즌 초반 반짝은 했으나 이를 끝까지 이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제 각 구단들은 스토브리그를 맞아 부족한 전력을 보충하면서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 대거 주전들이 FA에 빠진 두산, 롯데와 한화의 두 외국인 감독 시대도 처음으로 맞게 된다. 올해 발군의 활약들을 보인 외국인 선수들의 U턴도 예상되면서 새로운 외국인선수들도 등장한다.
과연 내년에는 각 구단들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시즌을 맞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