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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최강대 최강으로 맞붙었다' ---소형준과 플렉센, PO 1차전 선발 격돌

2020-11-08 11:31

고졸 루키 소형준(KT)과 크리스 플렉센(두산)이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의 첫 문을 연다.

정규리그 2위 KT와 준플레이오프전에서 LG를 꺾고 올라온 두산이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전에 돌입한다. 한국시리즈를 향한 마지막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전 1차전에 KT는 소형준을 그리고 두산은 플렉센을 선발로 예고했다.

KT의 새내기 소형준이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연합뉴스 자료사진]
KT의 새내기 소형준이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무엇보다 1차전이 중요하다. 따라서 1차전에서는 팀에서 상대에 강하고 믿을 수 있고 컨디션이 좋은 최고의 선수를 선발로 내야한다. 이런 점에서 KT와 두산은 '최강대 최강'으로 최고의 선택을 한 셈이다.

KT는 팀 에이스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보다 소형준을 1차전 선발로 낙점한 것은 그만큼 소형준이 두산에 강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 강했다고 해서 빅게임인 포스트시즌 첫 게임에 경험도 없는 고졸 신인을 등판시키는 것은 분명 모험일수는 있다. 하지만 KT로서는 플렉센이 넘어야 할 산이고 그 산을 넘는데는 두산에 강한 투수로 넘는 방법밖에 없고 그 방법이 소형준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소형준은 알려진대로 KT 투수 가운데 두산을 상대로 가장 성적이 좋다. 올해 토종 투수들 가운데서는 SK의 박종훈과 함께 13승으로 다승 1위에도 올랐다. 올시즌 신인왕도 따놓은 당상이다.

무엇보다 소형준은 루키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해 마운드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중 상대에게 수가 읽혔다고 느끼면 볼배합을 달리하는 두뇌피칭에도 능하다.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고 어린 선수 답지 않게 어떤 상황에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시즌 초반인 5월과 6월에 한화와 삼성을 상대로 8실점, 7실점을 한 적은 있지만 8월 이후 선발로 나선 15게임(2번은 구원)에서 3실점을 단 한번만 했을 뿐 모두 그 이하였다. 그리고 9승1패를 올렸고 75이닝동안 71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홈런은 없었다. 사사구는 41개였고 탈삼진은 64개나 됐다. 19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2.28에 그쳤다.

소형준의 이러한 성적은 올시즌 두산전에서도 이어졌다, 6게임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51이다. 28⅔이닝을 던져 23안타를 맞고 8실점(8자책점)했다. 삼진은 15개를 잡아내고 사사구는 14개를 내주었다. 퀄리티스타트는 6월3일(7이닝 무실점) 한차례 뿐이지만 선발 등판한 5게임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리고 홈런은 한개도 내주지 않았고 실점도 모두 2점 이하였다. 무엇보다 소형준은 5월 8일 프로 데뷔 첫 등판에서 5이닝 2실점으로 데뷔전 승리를 올린 팀이 두산일 정도로 두산에는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10월들어 무서운 상승세에다 지난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11개의 탈삼진을 한 두산의 플렉센이 예상대로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0월들어 무서운 상승세에다 지난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11개의 탈삼진을 한 두산의 플렉센이 예상대로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소형준에 견주어 두산은 모두가 예상하듯 플렉센이었다. 플렉센은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1개 삼진을 빼앗으며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승리를 안았다. 그리고 나흘을 쉬고 닷새째 등판한다. 올시즌 승수만을 놓고 따지면 20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가 우위지만 알칸타라는 5일 2차전에 출전한 만큼 사흘 휴식밖에 가지지 못했다. 거기다 2차전 출전 전에 목에 담 증세까지 있다고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일찌감치 플렉센을 1차전 선발로 예고한 까닭이다.

또한 최근 성적만을 놓고보면 플렉센이 소형준을 앞선다. 메이저리그 경험치부터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플렉센은 발등 부상을 당하기 전인 7월 이전과 부상 회복을 위해 두 달 가까이 쉰 뒤 복귀한 9월 이후는 "또 다른 플렉센이 나타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왔다. 9월은 그나마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10월에는 완벽하다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언터치블'(untouchable)이었다.

10월 5게임에서 4승 무패, 31⅔이닝 19안타 무홈런 4사사구 42탈삼진 3자책점(평균자책점 0.85)였다. 빠른볼의 최고 구속은 150㎞ 중반을 웃돌았다. 여기에 변화구의 제구력까지 갖추면서 그 위력이 배가됐다. 평균자책점 4.71(6월)-5.25(7월)-3.86(9월)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한 순간에 '신의 경지'로 올라선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당연히 올시즌 KT전에서도 잘 던졌다. 전반기에는 나오지 않았고 9월 9일 부상에서 복귀해 컨디션 점검에 가까운 등판으로 3이닝만 던지면서 2안타 2실점(1자책점)을 했으나 삼진을 6개나 잡아냈다. 승패는 없었다. 그리고 10월9일에는 소형준과 맞대결을 벌여 7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8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때 소형준은 5⅔이닝동안 6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소형준이 후반기에 7연승으로 잘 자나가다 제동이 걸린 때이기도 했다.

플렉센은 KT전 2게임에 등판해 1승을 했으며 10이닝을 던져 6피안타, 2사사구, 15탈삼진, 2실점 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0.90에 불과하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LG 타선을 압도하기도 했다.

창단 후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맞는 새내기에 새내기 투수인 소형준으로 1차전 선발 중책을 맡긴 KT와 포스트시즌만 되면 힘을 발휘하는 '특별한 가을 DNA'의 두산에서도 더 특별하게 가을을 보내고 있는 플렉센의 맞대결이 어떤 모습으로 결말이 날지 사뭇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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