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순위표에서 나란히 8,9,10위에 올라있는 하위권 세 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의 서막을 열었다.
무엇보다 SK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SK는 6연패를 끊고 리그 2,3위 팀들을 연파했다.
코트니 심스를 떠나보내고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제임스 싱글톤을 영입해 효과를 봤다. 싱글톤은 심스만큼 크지는 않지만 운동능력이 좋고 기동력은 심스보다 낫다.
SK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트랜지션(transition) 수비였다. 특히 심스가 뛸 때 수비 전환 속도가 느렸다. SK는 심스와 함께 한 시즌 첫 21경기에서 평균 5.0개의 팀 속공을 성공시킨 반면 평균 6.0개의 팀 속공을 허용했다.
제임스 싱글톤이 합류한 후 달라졌다. SK는 평균 4.5개의 팀 속공을 성공시켰고 상대팀의 속공을 평균 4.0개로 줄였다.
특히 싱글톤은 2,3위 팀들을 잡은 최근 2경기에서 평균 17.0점, 14.0리바운드, 1.5어시스트, 야투성공률 50%를 기록했다. 공격 옵션이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활동량과 적극성으로 SK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즌 첫 23경기에서 평균 6.4점, 야투성공률 39.1%, 3점슛 성공률 35.4%에 그쳤던 변기훈이 최근 2경기에서 평균 19.0점, 야투성공률 44.8%, 3점슛 성공률 42.1%를 기록하면서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SK의 팀 특성상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해줄 수 있는 슈터의 가치는 너무나 소중하다.
또 오리온과의 새해맞이 경기에서 신인 포워드 최준용이 복귀, 결정적인 블록슛을 해내는 등 13점 8리바운드 2블록슛으로 활약했다. 최준용은 SK에 높이와 스피드, 에너지를 강화시켜줄 수 있는 재목이다.
SK는 3일 오후 군산월명체육관에서 KCC와 맞붙는다.
SK는 올스타 브레이크전까지 KCC, kt와 각각 2경기씩 치르고 서울 삼성, 창원 LG와도 맞붙는다. 삼성을 제외하고는 5할 승률 미만을 기록 중인 팀들이라 지금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승수쌓기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CC는 최근 4경기에서 3승을 수확했다. 발가락이 좋지 않은 리오 라이온스를 대신해 에릭 와이즈를 주전으로 출전시키고 있는데 효과가 나쁘지 않다.
와이즈는 최근 4경기에서 라이온스보다 오래 뛰면서 평균 21.8점, 7.3리바운드, 2.5어시스트, 야투성공률 57.6%를 기록했다. 송교창과 김지후도 이 기간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추승균 KCC 감독이 "또 한명의 신명호를 얻은 것 같다"고 극찬한 최승욱은 꾸준히 20분 이상 출전하며 수비와 허슬플레이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안드레 에밋의 복귀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KCC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점점 더 나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 송교창과 김지후 등 유망주들의 성장은 팬들에게 경기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SK와 KCC는 9승16패로 나란히 공동 8위에 올라있다. 창원 LG가 10승15패로 7위를 지키고 있고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 등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공동 5위 그룹은 나란히 12승13패씩 올리고 있다.
공동 5위 그룹과 공동 8위 그룹의 승차는 3경기. 아직 시즌의 절반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순위 경쟁의 향방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SK에 최부경이 돌아오고 LG에 김시래가, KCC에 안드레 에밋이 돌아오면 팀 전력이 크게 나아질 것이고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5승21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너무 많은 승수를 까먹었다. 그러나 리온 윌리엄스와 맷 볼딘 체제로 전환하면서 팀이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kt는 지난 주말 동부와의 경기에서 40분동안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는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82-74로 승리했다. 실책이 없다보니 올시즌 kt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뒷심 부족도 이겨낼 수 있었다.
kt는 최근 5경기에서 평균 80.0점을 올리고 있다. 이전 경기까지의 평균 득점은 74.4점에 불과했다. 일단 공격력이 살아나니 경쟁력도 올라갔다. 윌리엄스는 최근 5경기에서 평균 21.6점, 15.5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에 안정감을 심어줬다. 시즌 초반부터 기복이 심했던 이재도는 지난 5경기에서 15.8점, 6.0어시스트, 야투성공률 60.4%, 3점슛 성공률 55.6%를 올리며 외곽의 해결사로 부활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나머지 9개 구단들에게 부상병동 kt는 반드시 잡고 넘어가야만 하는 상대였다. 지금의 kt는 결코 만만치 않은 전력을 구축했다. 순위표 위로 올라가고 싶다면 kt를 조심해야 한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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