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스카우트들은 KBO 성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그 수준, 투수 평균 구속, 존 운영, 구장 환경 등을 모두 보정해서 평가한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으로 꼽힌다. 해외 구단은 디아즈의 50홈런을 환경을 제거했을 때 어느 정도가 남느냐로 해석한다. 즉 숫자 그대로가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이유는 포지션 때문이다. 디아즈는 1루수 또는 지명타자에 가까운 유형이다. MLB와 NPB 시장에서 이 자원은 공급 과잉이다. 공격 외에 수비 기여도가 낮은 자원은 비용 대비 효율로 평가되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비슷한 유형의 장타형 타자들과 묶여 비교된다. 아무리 KBO에서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어도, 해외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1루 전용 장타자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관심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도적으로 영입하려는 팀은 없다. MLB는 스프링캠프 초청 계약 수준에서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있고, NPB는 기존 외국인 타자와의 효율 비교를 우선시한다. 즉 큰 금액을 투자해 데려오려는 팀은 아직 없다. 오히려 삼성에서 받는 연봉보다 낮거나 비슷하게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이라면 디아즈가 굳이 떠날 이유는 없다.
결국 기록은 위대하지만 시장은 냉정하다. KBO에서는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인데, 해외에서는 대체 가능한 포지션의 파워 히터로 본다. 현실적으로 삼성 입장에서는 재계약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미 검증된 타선을 유지할 수 있고, 대체 자원 수급에 따른 위험도 없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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