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3(목)

야구

'김서현은 이승엽이 아닌데…’ 김경문 한화 감독이 김서현에 ‘집착’하는 이유는?...2008 베이징의 그림자

2025-10-23 06:48

이승엽(왼쪽)과 김서현
이승엽(왼쪽)과 김서현
한화의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이 벼랑 끝에 섰다. 2승 1패로 앞서다 4차전서 역전패를 허용하며 시리즈가 5차전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또 한 번 김서현이 있었다.

문제는 결과보다도, 김경문 감독의 '의도'다. 왜 그는 흔들리는 마무리를 끝까지 붙잡는 걸까.

김경문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강조한다.
선수의 순간 부진보다 가능성을 본다.

하지만 가을야구는 다르다. 감독의 믿음이 곧 팀의 모험이 된다. 김서현은 시즌 막판부터 제구 불안과 멘털 기복이 계속됐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그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믿음'이 아니라 '집착'이 되어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의 이런 고집엔 뿌리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대표팀 사령탑이 바로 김경문이었다. 그는 부진하던 이승엽을 끝까지 믿었다. 큰 경기는 큰 선수가 해결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 믿음은 금메달이라는 기적으로 돌아왔다. 이승엽의 일본전 홈런, 결승전 쐐기타. 그 한 장면이 김경문이라는 지도자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2025년이다. 김서현은 이승엽이 아니다. 그리고 가을야구는, 언제나 같은 공식으로 풀리지 않는다.

김서현은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고, 아직 위기 관리 능력은 미완성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긴장감 속에서는 작은 흔들림이 곧 붕괴로 이어진다. 단기전의 마운드는 '기회'가 아니라 '결단'의 자리다. 김서현을 반복해 내보내는 건 성장의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감독 스스로 과거의 성공을 재현하려는 심리적 투영일 수도 있다.

이제 시리즈는 5차전으로 향한다.
한화의 운명은 마지막 한 경기, 그리고 김경문의 선택에 달렸다. 그는 과거의 공식을 또 꺼낼까, 아니면 현실의 냉정함을 택할까.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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