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10] 배구에서 감독(監督)을 영어로 ‘코치(Coach)’라고 말하는 이유

김학수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승인 | 2021-09-29 07:32

0
center
배구에서는 감독을 영어로 그냥 '코치(Coach)'라고 부른다.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를 4강으로 올려놓은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고국인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2019년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은 라바리니는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자 선수들과 함께 코트에서 기쁨을 나눈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꿈이 이루어졌다. 아무도 나를 잠에서 깨우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4강에 든 것을 감독으로서 큰 명예로 생각하고 한 말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만든 축구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이제는 축구를 즐겨라”라고 한 말과 대비돼 SNS에서 한동안 라바리니가 한 말이 많이 인용됐다.

배구에서 감독은 영어로 ‘코치(Coach)’라고 말한다. 축구와 농구 등에서 감독을 ‘헤드(Head) 코치’, 야구에서 ‘매니저(Manager)’라고 부르는데 반해 배구서는 그냥 코치라고 한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 5.2항은 코치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경기 중 코트 밖에서 팀이 경기하는 것을 관장하고 주전 선수, 교대선수의 선정 및 타임-아웃을 요청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기 전 기록지에 선수들의 이름 및 번호를 확인한 뒤 서명하고 매 세트 전 부심이나 기록원에게 라인-업 시트를 적어 서명한 뒤 제출한다. 코치는 기록석 가장 가까운 팀 벤치에 앉으며, 자리를 떠날 수도 있다. 다른 팀원 뿐 아니라 코트에 있는 선수들에게 지시를 할 수 있으며 어택 라인 연장선상에서부터 연습 구역까지 팀 벤치 앞 자유지역 내에서 경기를 방해하거나 지연시키지 않는 한, 서서 혹은 걸으면서 이러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FIVB는 세계 대회 및 공식 대회 등에서 감독 제한선 뒤에서만 감독들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뒀다.
코치라는 말은 외래어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됐다. 국어사전에 코치는 운동의 기술을 지도하는 일, 또는 그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웹스터 영어 사전을 보면 이 말은 유럽의 중부 국가 헝가리 ‘코치(Kocs)’라는 도시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16-17세기 이 도시에서 생산된 4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Kocsi’라고 불렀는데 이 말이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독일어 ‘Kutsche’, 프랑스어 ‘Coche’도 비슷한 발음으로 4륜 마차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영국서도 헝가리 원음과 비슷한 말로 자리잡았다.
교통 수단으로서의 코치가 지도자라는 의미가 된 것은 영국에서 시작됐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승객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개별서비스를 학생의 수험지도를 하는 개인교사의 역할과 같다며 ‘튜터(Tutor)’라고 불렀는데 코치라는 말도 함께 사용하게됐다고 한다. (본 코너 137회 ‘왜 ‘코치(Coach)’라고 말할까‘ 참조)

보통 국내 스포츠에선 코치는 감독을 보좌하며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이를 말한다. 코치는 대개 선수들의 체력훈련과 실전 훈련을 지도한다. 구기 종목 등에서 볼을 쳐주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향상시키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FIVB에서 공식적으로 감독이라는 뜻으로 코치라는 말을 쓰는 것은 아마스포츠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코치라는 말은 미국 야구 초창기 시절 대학팀 등 학교팀 감독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됐다.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미국 야구에서 코치라는 말은 1882년 처음 등장했다. 미국 야구에선 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가 자리를 잡으면서 투수 코치, 타자 코치 등 여러 역할을 하는 코치가 등장하면서 감독이 팀운영을 총괄하는 경영적인 역할까지 떠 맡게 돼 매니저라는 말을 별도로 사용하게됐다.

배구에선 다른 종목에서 일반적으로 코치라고 쓰는 말은 ‘어시스턴트(Assistant) 코치’라고 부른다. 코치를 보좌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여자대표팀 라바리니 감독은 기술 코치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42세·스페인), 체력 트레이너 마시모 메라치(44세·이탈리아), 전력분석원 안드레아 비아시올리(30세·이탈리아), 톰마소 바르바토(39세·이탈리아) 등 여러 명의 보조 코치 등을 운영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여러 코치들의 도움을 받아 선수들의 장단점과 상대팀 분석을 빈틈없이 실행한 뒤 맞춤형 전술로 많은 훈련량을 쌓아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이라는 값진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국내 배구 선수들은 감독을 영어말 코치 대신에 존경하는 의미로 선생님이라는 말을 덧붙여 '감독 선생님'이라고 많이 부른다. 어시스턴트 코치는 '코치 선생님'으로 말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니아TV

  • [단독]허구연 KBO 제24대 신임 총재 단독 인터뷰, "팬 퍼스...

  • 정확한 아이언 플레이를 위한 올바른 던지기 연습 방법 wit...

  • 다시 한번 체크해보는 퍼팅의 기본자세 with 안희수 투어프...

  • 좋은 스윙을 위한 나만의 코킹 타이밍 찾기 with 김영웅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