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1967년 데렉 클레이튼(호주)이 후쿠오카 마라톤에서 2시간 9분 36초로 10분 벽을 허물었다. 그 후 2003년 폴 터갓(케냐)은 베를린 마라톤에서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2시간 4분 55초로 5분 벽을 넘었다. 이어서 2022년 베를린 마라톤에서는 킵초게(케냐)가 2시간 1분 09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마의 벽, 꿈의 기록’으로 여기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1시간대’ 기록달성이 눈 앞에 다가왔다.
여자 마라톤도 201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코스게이(케냐)가 웬만한 남자 기록보다 앞서는 2시간 14분 04초에 완주해 2003년 런던마라톤에서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세운 2시간 15분 25초의 기록을 1분 21초나 앞당기며 16년 묵은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날씨, 코스, 레이싱화, 컨디션 등 최적의 조건으로 시뮬레이션할 경우 마라톤 풀코스 한계 기록이 1시간 57분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1시간 57분에 42.195km 마라톤을 주파하려면 100m를 평균 16초 63에 달려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마라토너인 케냐에 킵초게는 지난 2019년 10월 독일 비엔나 공원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 대회에서 바람의 저항을 줄여주는 페이스메이커와 신발 등 최첨단 장비가 동원된 가운데 1시간 59분 40초의 비공식 기록으로 세계 마라톤 역사상 인류 최초로 ‘2시간의 한계’를 넘어섰다.
한국 남자 마라톤은 지난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국민 마라토너’이봉주가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신기록이 23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또 여자 마라톤은 1997년 권은주(무소속)가 춘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26분 12초를 2018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김도연(K-water)이 2시간 25분 41초로 31초를 앞당기며 21년 묵은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썼다.
결코 한달음에 갈 수 없는 42.195km, 새로운 기록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수많은 마라토너들이 달려왔고,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계속 달려 갈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원한 신기록이 없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모든 기록은 언젠가는 깨질 것이다. 마라톤은 그야말로 인간승리를 보여주는 레이스로 인간의 극한 시험을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달리기 인구 1.000만 시대에, 운동하기 좋은 계절인 이 가을에 우리의 영원한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 함기용 선수를 기리며 9월 27일 개봉하는 ‘1947 보스톤’ 영화를 계기로 제2의 손기정, 서윤복 선배님을 꿈꾸는 후배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오길 고대한다.
[글=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선영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p2146@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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