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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리그 '젊은 피' 대표 원태인과 강백호, '2023 시즌은 믿어 줘'

2023-03-24 09:11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된 덕분일까?

삼성 원태인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4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 원태인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4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 삼성 라이온즈]
KBO 리그의 대표적인 젊은 피인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과 강백호(kt 위즈)의 올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원태인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장필준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나서 4이닝동안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12타자 범타 처리에 5개의 탈삼진까지 곁들였다.

WBC에서 혹사 논란을 빚은 뒤 첫 등판에서 주위의 우려를 씻는 말 그대로 쾌투였다.

원태인은 WBC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 1라운드 4경기 가운데 3경기에 나섰으나 4⅓이닝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6.23에 이르렀다.

1차전 호주전에 선발 고영표(kt)의 뒤를 이어 첫번째 불펜으로 나서 1⅓이닝 1볼넷 1탈삼진으로 무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하루 뒤인 2차전 일본전에서도 선발 김광현에 이어 첫번째 불펜으로 나서 2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1실점했다.

그리고 이틀을 쉬고 4차전인 중국전에는 선발로 나섰으나 1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했다. 선발투수가 한 수 아래로 여겨진 중국을 상대로 1이닝만에 물러나는 바람에 수모나 다름없었다.

이렇게 중국전에서 부진하자 일본프로야구 팀과의 평가전까지 4경기에 나서 108개의 공을 던져 혹사를 당해 부진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시범경기서 이런 우려를 단숨에 씻은 원태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WBC에서 공을 던지는 밸런스를 보면서 많이 배웠고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를 깨달았다. 피칭을 할때 세게 던지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말해 WBC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3 WBC부터 뛰어난 타격감각을 되찾은 강백호[kt 위즈 자료자신]
2023 WBC부터 뛰어난 타격감각을 되찾은 강백호[kt 위즈 자료자신]
강백호에게는 '천재타자'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지만 지난 시즌은 시련의 한해였다.

2020 도쿄올림픽(실제 열린 해는 2021년)에서 더그아웃에서 심드렁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혀 온갖 비난을 받았던 강백호는 2020 시즌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로 전반기 대부분을 뛰지 못했고 복귀해서도 햄스트링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타율 0.245, 6홈런, OPS 0.683, 그야말로 '천재 타자'라는 수식어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덩달아 올시즌 연봉도 무려 47.3%나 삭감된 2억9000만 원에 도장을 찍어 자존심에 큰 생채기까지 났다.

이런 강백호가 달라졌다.

부활의 시작은 WBC였다. 한국 대표팀이 2승2패로 조3위에 머물면서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비운을 맛보았지만 도쿄올림픽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며 나선 WBC에서 강백호는 4경기에서 타율 0.500(14타수 7안타) OPS 1.143 맹타를 휘둘렀다. 호주전에서의 황당한 세리머니 아웃이 '옥의 티'가 됐으나 천재타자의 부활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WBC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시범경기에서도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20일 수원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대타로 나서 첫 실전을 치른 강백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고 21일에는 2안타에 2볼넷으로 전타석 모두 출루하기도 했다.

23일 LG전에서 선발 우익수로 나섰다가 좌익수로 수비 위치가 바뀌기도 했다. 프로에 입단한 첫 2년 동안 외야수로 뛰다 2020년 1루수로 전향한 뒤 다시 3년만에 외야수로 수비 위치가 바뀐 탓인지 이날 타격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시범경기 첫 타점도 올렸다.

8타석에서 볼넷을 2개, 삼진은 1개밖에 당하지 않았다. 6타수 3안타(타울 0.500). 타격감과 선구안 모두 좋은 컨디션을 이어가면서 올시즌의 활약에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원태인과 강백호는 올시즌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원태인은 프로입단 3년차인 2021년 14승으로 성큼 에이스로 올라섰지만 지난해에는 간신히 10승을 채웠다. 삼성이 2021 정규리그 2위에서 지난해 7위로 미끌어 진데는 삼성의 젊은 피인 원태인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는 셈이다. 올시즌도 삼성은 하위권 후보다. 토종 에이스로 원태인은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 올릴 책임이 있다.

강백호에게도 올시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이 중요하다. 1년 선배인 이정후와 라이벌이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를 계기로 완전히 사이가 벌어지고 말았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격 5관왕에 오르면서 KBO 리그를 평정하고 올시즌이 끝나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다.

원태인과 강백호, 명실상부하게 KBO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와 타자로 올시즌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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