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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KBO 리그에는 150㎞ 투수 시대 언제 올까?…안우진에 이어 장재영 김서현, 시범경기서 150㎞ 넘는 빠른 볼 던져 눈길

2023-03-15 08:52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일본과 상대하면서 가장 곤혹을 느낀 것은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들에 대한 대응이었다.

안우진[사진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사진 키움 히어로즈]
한국은 곽빈(두산 베어스)이 153㎞,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155㎞로 150㎞가 넘는 빠른 볼을 던졌지만 이마저도 한 타자에 1~2개 정도로 그저 맛보기 정도에 그쳤다.

이와 달리 일본 투수들의 직구 구속은 모두 150㎞를 가볍게 넘어섰다. 심지어 한국전 마지막 투수로 나선 일본의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는 156㎞가 직구의 최저 구속일 정도로 한국 투수진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지어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마린스)는 100마일인 160㎞를 훌쩍 넘겼다.

오즉했으면 일본전서 멀티히트를 날린 이정후가 "태어나서 처음보는 공들이었다"고 털어 놓을 정도였을까?

평소에 이렇게 빠른 볼을 쳐 본 경험이 없는 한국 타자들이 일본 투수들의 볼을 쳐내기는 쉽지 않았다. 반면 150㎞를 훌쩍 넘어서는 빠른 볼에 이미 적응이 되어 있는 일본타자들은 제대로 컨트롤조차 되지 않는 한국 투수들의 볼을 쉽게 공략했다.

이 바람에 KBO 리그에서도 150㎞를 훌쩍 넘기는 정말 빠른 볼의 투수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투수의 구속 능력을 키우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야구계의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재영[사진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사진 키움 히어로즈]
2023 KBO 리그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아직 정규리그 개막까지는 보름이 넘게 남았다.

올해는 프로야구 각 구단들이 모두 따뜻한 해외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덕분인지 투수들의 컨디션도 예년과는 달리 빨리 올라 오는 듯 보인다. 특히나 외국인투수들이 대거 시범경기부터 나서고 있고 각 팀 에이스급들의 몸 상태도 기대이상으로 잘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시범경기에서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가 잇달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장재영 안우진(이상 키움 히어로즈)와 김서현(한화 이글스)이다.

이미 안우진은 지난해 탈삼진(224개)과 평균자책점(2.11)로 KBO 리그를 평정해 최고 투수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어 새삼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안우진은 14일 고척 kt전에 선발로 나서 최고 157㎞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졌다. 다소 컨트롤이 흔들리는 바람에 3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 3개에 2피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던졌다. 여전히 빠른 볼에는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기가 일쑤였다.

2021년 역대 신인 2위인 계약금 9억원으로 입단해 지난 2시즌 동안 33게임에서 나서 1승도 올리지 못해 체면이 구긴 장재영도 올해는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 합류해 기량을 다듬었던 장재영은 시범경기 개막전인 13일 kt전에서 최고 구속 153㎞, 평균 150㎞의 빠른 볼을 앞세워 2이닝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에 볼넷 2개를 내주었지만 2회에는 삼진 2개를 포함해 내야땅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빠른 볼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도 상당히 보완을 한 모습이었다.

김서현[사진 한화 이글스]
김서현[사진 한화 이글스]
스프링캠프부터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 새내기 김서현도 공식 첫 경기서 158㎞를 찍으면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서현은 14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5번째 투수로 8회에 등판해 볼넷과 우전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이후 3타자를 내야 뜬공, 삼진, 투수 땅볼로 잡아내는 위기관리능력까지 보이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특급 루키' '슈퍼 새내기'라는 말이 결코 허구적인 수사가 아님을 보여 주었다.

아직 시범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한화에는 2년차 신인 문동주도 있다. 문동주도 지난해에 직구 최고 구속이 158㎞를 찍었다.

지난해 KBO리그 한국인 선수 빠른 볼의 평균 구속은 고우석(LG 트윈스·153.5㎞) 안우진(키움 히어로즈·153.4㎞) 문동주(한화 이글스·151.6㎞) 정도였다. 그러나 고우석은 WBC 1라운드를 앞둔 일본프로야구 오릭 스 버펄로스와의 평가전에서 목 통증으로 정작 본선에서는 아예 등판하지도 못했고 안우진과 문동주는 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여기서 보듯 지난해 KBO 리그에서 평균 구속 150㎞를 넘는 1군 투수는 단 3명에 그쳤다. 심지어 외국인투수까지 합쳐도 6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국내파와 외국인투수를 합치면 평균 구속 150㎞를 넘는 투수들이 10명은 훌쩍 넘기게 된다.

KBO 리그에 150㎞ 투수 시대가 하루라도 빨리 다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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