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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누가 김현수에 돌을 던지는가? 양준혁은 야구 '선배답게' 말하라

2023-03-15 08:02

김현수
김현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선배는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 학예(學藝) 따위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이다.

'선배답다'라는 말은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 학예(學藝) 따위가 그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을 뜻하지는 않는다. 지위가 높은 만큼, 나이가 많은 만큼 후배의 모범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선배다운 사람이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임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 야구계엔 선배만 있지 선배다운 사람은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다.

이번 WBC 대회에서만 봐도 그렇다. 이른바 선배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선배답지 않은 말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양준혁은 한국이 일본에 지자, '창피하다'라는 뜻의 비속어를 사용하며 특정 선수만 제외하고 모두 배를 타고 귀국하라고 말했다.

그는 야구선배로서 창피하다라고 했다. 자신을 야구선배라 칭한 것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맞는 말이다. 그는 야구라는 분야에서 지금 선수들보다 나이가 많다.

하지만, 그는 야구선배답지는 않아 보인다. 선배다우려면, 실의에 빠진 후배를 다독여줘야 한다.

대표팅 주장 김현수가 이번 WBC에서 평소 그답지 않게 부진했다.

한국이 일본에 대패하자 양준혁 등 일부 자칭 선배라는 사람들이 한국 선수들을 '융단폭격'했다.

이에 김현수가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국가대표를 거쳤던 선배들은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국가대표도 하지 못한 선배들이 험한 말을 하자 속상했다는 것이다.

팬들과 언론들의 매몰찬 비판은 그렇다쳐도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마저 도 넘은 비난을 하자 섭섭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김현수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다. 그는 태극 마크를 달고 그동안 눈부신 활약을 했다. 단지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을 뿐이다.

그런 그가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고 해서 비난받아야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국가대표가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 줄 아는가? 모르면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자리다. 물론 잘하면 거기에 따른 부와 명예를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압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김현수는 대표 팀 주장이었다.

이를 잘 알기에 국가대표 출신 선배들은 김현수를 따뜻하게 위로했을 것이다.

하지만 양준혁처럼 국가대표(진정한 성인 대표)를 하지 못한 선배들은 자기 감정에 따른 울분을 배설하듯 있는 말 없는 말을 마구 쏟아냈다. 태극 마크의 무게감을 모르기 때문이다.

일반 팬이라면 몰라도 적어도 '양신'이리는 별명을 갖고 있는 선배라면 그런 '시정잡배'와 같은 표현은 하지 말아야 한다. '양신'다운 품격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비판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칭찬까지는 아니더라도 수고했다는 말로 시작해야 한다. 감정적인 반응은 금물이다. 자존심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그런 후 개선해야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물러나 kt 감독이나 하고 일부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은 배타고 귀국하라는 것이 대안인가?

한국 야구가 이렇게 된 것은 이른바 야구 선배라는 사람들이 양준혁처럼 대안 없이 비판만 늘어놨기 때문은 아닌가?

양준혁은 KBO가 낳은 '레전드'다. 그의 말 한 마디가 한국 야구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불이익을 당해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다고 말하기 전에 그것이 정말 잘못된 것이라면 후배들은 그런 불이익을 더 이상 당하지 않도록 선배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겒는가?

어쩌다가 후배 선수가 섭섭한 마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게 만들었나. 나이만 많이 먹은 참 못난 선배로 비쳐질까 우려스럽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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