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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3회 연속 WBC 1라운드 탈락 고배, 반면교사는 삼되 비난은 말아야…세대교체 가속화 계기 될 듯

2023-03-14 08:30

한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아쉬움속에서 마무리된 2023 WBC를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한국 대표팀. 사진은 13일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대승을 하고도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한 대표팀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아쉬움속에서 마무리된 2023 WBC를 계기로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한국 대표팀. 사진은 13일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대승을 하고도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한 대표팀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한국 야구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계기로 세계 야구의 변방으로 전락하면서 덩달아 세대 교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은 2023 WBC에서 2승2패로 3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들었다. 반드시 잡아야 할 호주에 1점차 패배(7-8)에 이어 스스로 라이벌이라고 자부했던 일본에는 콜드게임패 일보 직전(4-13)까지 몰리는 졸전으로 체면을 완전히 구기고 말았다.

그나마 WBC 20개 팀 가운데 19위인 체코(7-3)와 20위인 중국(22-2)을 잇달아 눌러 연패 뒤 연승으로 WBC 본선 라운드에 잔류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번 WBC 패배를 두고 여러가지 원인들이 지적되고 있다.

스프링캠프지인 애리조나에서 들쑥날쑥한 날씨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데다 항공기 결함으로 35시간이나 걸려 귀국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WBC 1라운드가 열리는 일본과는 정반대인 미국에서 대표팀 훈련을 함으로써 선수들이 시차적응에 실패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착잡한 표정의 이강철 감독
착잡한 표정의 이강철 감독
이강철 감독의 보직을 파괴한 투수 운용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프로에 들어와서 전체적인 훈련부족이 오늘날 한국야구의 쇠퇴를 불렀다는 지적도 있었고 이해에 민감한 10구단을 적절하게 조정하며 끌고 가야할 KBO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하지만 모두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지만 이를 나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 대표선수들을 비난하는 도구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특히나 "국가대표를 역임한 야구 선배들은 모두 최선을 다한 후배들을 격려해 준데 견주어 대표 경력이 없는 선배들은 독설을 쏟아냈다"는 대표팀 캡틴 김현수의 작심발언은 또 한편으로 한국야구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여하튼 이번 WBC를 계기로 한국야구 대표팀의 물갈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막내로 태극마크를 단 뒤 이번 WBC까지 15년 동안 10차례 국가대표로 헌신한 김현수(LG 트윈스)는 국가대표 은퇴의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1980년대 생들인 김광현 최정(이상 SSG 랜더스) 양현종 나성범(이상 KIA 타이거즈) 박병호(kt 위즈)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도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단 모습을 찾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야구 부활의 공은 1990년대 생들과 2000년대 생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한국야구는 결코 강팀이 아니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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