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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914] 왜 ‘국제테니스연맹(ITF)’이라고 말할까

2023-02-24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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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테니스연맹(ITF)은 2021년부터 여자 국가대항전인 '페드컵'을 세계여자 테니스 그랜드슬램 우승 12회 달성한 미국 테니스 레전드 빌리 진 킹을 기리기 위해 '빌리진 킹 컵'이라고 대회 이름을 변경했다. 사진은 빌리 진 킹(가운데)과 우승 선수들이 포즈를 취한 모습. [ITF 홈페이지 캡처]
국제테니스연맹(ITF)은 2021년부터 여자 국가대항전인 '페드컵'을 세계여자 테니스 그랜드슬램 우승 12회 달성한 미국 테니스 레전드 빌리 진 킹을 기리기 위해 '빌리진 킹 컵'이라고 대회 이름을 변경했다. 사진은 빌리 진 킹(가운데)과 우승 선수들이 포즈를 취한 모습. [ITF 홈페이지 캡처]


초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의 비극적인 침몰사고에서 국제테니스연맹의 창설의 산파역을 맡았던 한 미국 변호사가 세상을 떠났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항해하던 중 북대서양 한 가운데서 2,200여명의 승선자 중 에드워드 스미스(Edward Smith)선장을 포함한 1,500여명과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이 가운데는 듀안 윌리엄스(1860-1912)라는 미국인이 있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출신인 그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오래 살며 국제테니스연맹 창설을 주도했다. 스위스 테니스연맹 회장과 프랑스 테니스 연맹 회장 등에게 국제테니스 연맹체를 조직할 것을 제의했다. 연맹체 결성을 앞두고 그는 유명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던 아들과 함께 아내를 만나기 위해 타이타닉호에 탔다가 불의의 화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국제테니스연맹은 1913년 파리에서 15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International Lawn tennis federation’라는 이름으로 창립 총회를 가졌다. 1977년에 ‘Lawn’이 떨어지면서 국제테니스연맹(‘ITF)’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제테니스연맹은 국제연맹이라는 일본식 한자어와 테니스라는 영어 발음을 합해 만들어진 단어이다. 원래 국제라는 말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나라 국(國)’과 ‘즈음 제(際)’가 결합한 국제는 나라와 나라의 교제를 뜻한다. 국제라는 단어는 일본 도쿠가와 막부 후기 한역양학서인 ‘만국공법(萬國公法)’ 속에서 사용된 ‘각국교제(各國交際)’라는 말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제국, 제국민간의 교제’라는 뜻으로 사용됐지만 점차 ‘교제’의 뜻이 희미해지면서 메이지 30년인 1897년부터 ‘세계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연맹(聯盟)도 일본식 한자어로 곻동의 목적을 위해 행동을 함께하는 것을 맹세한 조직이라는 뜻이다. 연맹은 협회(協會)라는 의미의 영어 ‘Association’와 같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일본을 비롯, 한국, 중국 등에서 연맹이라는 말은 모두 같은 한자어로 사용한다. (본 코너 700회 ‘왜 ‘국제경기연맹’이라고 말할까‘ 참조)

IOC는 올림픽 헌장에 국제경기연맹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올림픽 운동의 증진을 위해서 관할 종목의 경기 규정을 제정하고 시행하며 경기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핵심 임무로 정해 놓은 것이다. 테니스는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가 1924년 제8회올림픽까지 실시됐다가 선수자격 및 기술상의 분쟁으로 폐지됐다. 60여년만인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부활했다. 국제테니스연맹은 테니스가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던 것에 비해 좀 뒤늦게 창설됐다.

우리나라언론은 일제강점기때부터 국제테니스연맹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조선일보 1928년 10월28일자 ‘점차후퇴(漸次後退)되는 불국정구계(佛國庭球界)?’ 기사는 ‘불국(佛國)에서는 내국(內國)밋국제(國際)『테니스』경쟁(竸爭)파가튼입장권(入埸券)을발행(發行)하는 운동경기(運動競技)에 대(對)하야서는 만흔세(稅)를 부과(賦課)하게됨으로 불국(佛國)『테니스』운동(運動)은 장차 후퇴(將次後退)하리라고 예측(豫測)된다 이로인(因)함인지 불국(佛國)『로운테니스』연맹(聯盟)은 국내국적(國內國的)『테니스』구락부(俱樂部)의 경기(競技)를금(禁)할뿐아니라『떼비스컴』의 최후결승경기(最後决勝競技)가 불국(佛國)에서 행(行)할것까지도 금(禁)하얏다 아마 이최종경기(最終競技)는『뿌라셀』에서행(行)할듯하다한다 그러나 다른한보도(報道)는 다시 말하기를「떼비스컵의 최후결승경기(最後决勝競技)는 불국(佛國)에서행(行)하리라하는바 대개(大概) 그네들이 기운동장(其運動埸)에관(關)한 설비(設備)를 지금(只今)도 계속중(繼續中)이라한다 이러나 저러나 이유(理由)에잇서서는 국내(國內)『테니스』경기(競技)를 모다금지(禁止)한 것은사실(事實)이라더라(파리발전(巴里發電)’이라고 전했다.


ITF는 2016년 현재 회원국이 211개이며 지역협회가 6개가 있다. 주요 임무는 세계테니스, 휠체어테니스, 비치테니스를 주관하는데 4대 메이저대회와 데이비스컵 대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본 코너 905회 ‘테니스에서 왜 ‘메이저 대회’라고 말할까‘, 913회 ’왜 ‘데이비스 컵'이라 말할까’ 참조) ITF는 WTA( Women's Tennis Association ) 및 ATP( 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와 협력하여 프로 테니스도 관장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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