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김하성, 일본 자극하지 마라...오타니의 '가치부전' 계략 배워야

2023-01-28 07:43

인터뷰하는 김하성
인터뷰하는 김하성
손자병법 36계의 제27계는 '가치부전'이다. 거짓으로 모르는 체, 못하는 체하는 것이 낫지, 모르면서도 아는 척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중국 고전 연구가 이정랑 씨는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이 계략으로 러시아군을 무찔렀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805년, 나폴레옹은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와 결전을 앞두고
러시아 군 사령부 내부에 두 가지 의견이 제기되어 서로 갈라지고 있음을 간파한 후 러시아에 전투를 중지하고 강화하자고 했다. 이때 나폴레옹은 자신을 마치 무능하고 결전을 꺼리는 연약한 인물인 채 했다.

속아넘어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는 프랑스 군과 결전을 치르고 말았다.


결과는 나폴레옹의 대승이었다.

스즈키 이치로는 2006년 WBC 경기를 앞두고 "상대가 앞으로 30년, 일본에는 손을 댈 수 없다는 느낌이 들게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상대를 깔보는 '망언'이었다.

이 발언은 한국 선수들을 자극했다. 결국 일본은 한국전에서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한국 타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개막전에서 오타니는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을 처참하게 무너뜨렸다.

준결승전에 다시 만난 오타니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랬던 오타니는 올 WBC 일본 대표팀에 뽑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치로와는 반대로 한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은 놀라운 선수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시아로 봐도 세계적으로 봐도 투수나 타자 모두 훌륭하다. 어느 세대에서나 훌륭한 선수들이 어느 세대나 세계와 싸울 수 있는 톱레벨의 선수들이 나오는 나라가 아닐까. 정말 멋진 야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겸손하면서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발언이었다.

반면, 김하성은 "야구공은 둥그니까 모른다. 오타니가 미국에서 지금 잘 던지고, 잘 치긴 하지만 항상 승부는 변수가 있는 법이다. 게다가 WBC는 시즌 시작 전에 열리는 대회라 선수들 몸 상태가 100%일 수 없다. 오타니라고 미리 주눅들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힘들게 할 비책도 있다고 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발언이다.

나폴레옹이었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오타니요? MLB MVP잖아요."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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