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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K팝 뒷면, 소속사 갑질에 신음하는 연예계

2023-01-17 20:02

K팝· K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구 시대적인 인권 침해, 갑질, 폭행, 폭언이 잇따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에게 충격을 안기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0년 12월 공개한 ‘대중문화산업 종사 아동·청소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대중문화산업 종사 아동·청소년에게 설문한 결과, 최대 한 달에 1~2회 정도 방송 제작진이나 소속사 관계자로부터 신체 체벌을 당했다는 응답자가 있었다. 소속사 관계자 혹은 선배·동료 연예인에게 일주일에 1~2회, 많게는 주 3회 이상 지나친 꾸짖음과 욕설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보고서는 “제작진이나 소속사 관계자로부터의 성적 피해를 본 응답자도 소수 있었다”며 “이들은 캐스팅에 대한 불이익이나 문제 제기에 대한 부담감을 이유로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이승기... 18년간 음원 수익 0원

사진제공=이승기 공식 인스타그램
사진제공=이승기 공식 인스타그램


가수겸 배우 이승기에 따르면, 지난 18년동안 137곡, 앨범 27장을 발표하고 수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후크엔터는 한 번도 이승기에게 음원료 수익의 발생 여부 및 그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고, 이에 대한 정산료를 지급한 적이 없음을 폭로했다.

이밖에도 이승기에게 사소한 여러 비용을 전가한 것뿐 아니라 그로부터 무이자로 대출을 받아 고가의 빌라를 매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승기는 지난 해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권진영 대표 등 임원 4명을 업무상 횡령‧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후크는 이승기에게 미정산금 등의 명목으로 약 50억원을 일방적으로 보내고, 남은 정산금이 없다는 취지로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승기는 “후크는 아마도 제가 단순히 돈을 받고자 법적 대응을 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미정산금이 얼마가 되든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9일 실제로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찾아 20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승기는 이때에도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병원 운영의 현실적 어려움에 깊이 공감했고, 진료환경 개선 기금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어린이병원은 개선된 병동 일부는 ‘이승기 병동’으로 명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기는 “다시 찾은 돈이기에 보다 의미 있는 곳에 쓰고 싶었다”며 “새해에도 기부는 이어질 것이다. 다시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더 의미 있는 곳에 쓰겠다”고 했다.

이에 김진각(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교수는 "이승기 사태가 ‘표면적으로는 배우 겸 가수 이승기와 소속사 간의 음원 정산 분쟁이 원인이지만, 본질은 불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로 봐야 한다. 스타급 연예인인 이승기에 대한 소속사의 인식이 이 정도인데 일반 대중예술인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했다.

○이달의 소녀 前 멤버 츄, 퇴출논란

찬란한 K팝 뒷면, 소속사 갑질에 신음하는 연예계


츄와 소속사의 갈등설은 1년 전 시작됐다. 츄가 소속사로부터 제대로된 매니지먼트 케어를 받고 있지 않고, 각종 광고·예능에 출연했지만 정산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해 11월, 이달의 소녀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는 "최근 당사 스태프들을 향한 츄의 폭언 등 갑질 관련 제보가 있어 조사, 사실이 소명돼 회사 대표자가 스태프들에게 사과하고 위로하는 중이며 이에 당사가 책임을 지고 이달의 소녀에서 츄를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이 해당 공지가 양측의 수익 정산 관련 갈등에서 비롯된 '의도적인 흠집 내기'라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달의 소녀 멤버를 비롯해 함께 일한 스태프들이 일제히 지지 입장을 밝히는 등 소속사의 지난 행적이 드러나며 비판의 방향이 바뀌었다.

츄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저도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연락받거나 아는 바가 없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팬분들께 부끄러울 만한 일을 한 적은 없다"고 소속사가 주장한 폭언, 갑질 의혹을 부인했다.

츄와 소속사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월 유튜브 수익금을 기부하며 선한영향력을 행사했다.

○ 오메가엑스...소속사에 갑질당해

사진제공=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앞서 지난 10월 오메가엑스 멤버가 미국 투어를 마친 후 소속사 대표에게 폭언,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확산되면서 갑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속사는 단순한 오해일 뿐이라며 사태를 일단락하는 듯했지만 석연찮은 해명에 계속되는 의혹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오메가엑스는 SNS를 개설하여 지난 해 11월 소속사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폭언 및 폭행, 술자리 강요, 가스라이팅, 불쾌한 신체접촉 등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오메가엑스는 이날 공식 SNS를 통해 "저희가 오늘 소속사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들이 용기 내주시고 손 내밀어주신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다. 그동안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과 멋진 모습으로 보답 드리겠다"고 전했다.

○ 문체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이 추진 예정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 1일 "소속사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로 인한 대중문화예술인의 정산 문제 등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부조리한 관행이 케이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올해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를 전면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대중문화예술 기획업자들이 소속 연예인에게 회계내역뿐만 아니라 정산자료를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고지하도록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이 추진된다. 또 연예인의 요청이 있으면 정산 이전에도 정산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개정될 전망이다.

올해 전면 실시되는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는 불공정 계약 체결 강요나 부당한 이익 취득 등의 사례를 파악하고 관련 제도개선에 활용할 계획. 업체의 정산 지연 등이 확인될 경우 불공정 행위에는 시정명령을 내리고 보수 지급 지연이 확인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불공정 계약 체결 강요 또는 부당한 이익을 취득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사실이 통보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업계 내 만연한 편법과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파악하고 개선해 대중문화예술산업 전반의 공정성 강화를 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경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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