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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김학수 기자의 월드컵 용어 산책 23] 왜 연장전이라 말할까

2022-12-11 11:33

브라질전에서 승부차기 성공시키는 크로아티아 오르시치.[AFP=연합뉴스]
브라질전에서 승부차기 성공시키는 크로아티아 오르시치.[AF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네덜란드와 브라질을 연장전까지 치르는 대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 전후반 90분 2-2로 비긴 뒤 30분간의 연장전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해 승부차기서 4-3으로 승리했다. 크로아티아도 전후반 0-0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뒤 연장전에서 1골씩을 주고 받아 1-1로 비겨 승부차기서 4-2로 이겼다. (본 코너 19회 ‘왜 ‘페널티 슛아웃(Penalty Shoot-out)’을 ‘승부차기’라고 말할까‘ 참조)

연장전은 일본식 한자어이다. ‘늘일 연(延)’, ‘길 장(長)’, ‘싸움 전(戰)’이 합쳐진 말로써 축구, 야구 등 일부 경기에서 정해진 시간이나 횟수 안에 승부가 판가름 나질 않을 때 시간이나횟수를 연장해 계속 경기를 하는 것을 뜻한다. 영어 ‘엑스트라 타임(extra time)’, ‘오버타임(overtime)’을 옮긴 말이다.

연장전은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는 걸로 봐서 일제강점기때부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1926년 2월11일자 ‘연장전(延長戰)에 이르러 삼대이(三對二)로 동경동포군득승(東京同胞軍得勝)’ 기사는 ‘일본 동경(日本東京)에 잇는 조선인기독교청년회축구(朝鮮人基督敎靑年會蹴球)틤은 그곳 풍도사범교군(豊島師範校軍)과 제일회축구전(第一回蹴球戰)를 거육일풍도교정(去六日豊島校庭)에서 오후 일시(午後一時)부터 행(行)한바 전반(前半)에 동포군(同胞軍)이 꼴이점(二點)을 승(勝)하고 후반전(後半戰)에 이르러 꼴이점(二點)을 실(失)하매 양군동점(兩軍同點)이어서 가징 긴장(緊張)된 가운데 연장전(延長戰)에 이트러 동포군분투(同胞軍奮鬪)하이 꼴일점(一點)을 익이니 수(遂)히 삼대이(三對二) 로 우승(優勝)하얏스며 제이회전(第二回戰)은 십일일(十一日)에 행(行)하게 되얏다더라’고 전했다.

축구에서 연장전은 정규 경기시간의 3분1 길이로 진행한다. 따라서 전후반 90분을 하는 정규 경기에선 연장전은 전후반 15분씩, 총 30분 경기를 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심판 재량으로 추가시간도 부여될 수 있다. 보통 경기 중에는 스코어보드에 90분에서 추가로 진행되는 시간을 합산하여 표기한다. 경기 후에는 ‘After Extra Time(A.E.T.)’로 표기한다.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에 돌입한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한때 연장전 득점이 바로 승리로 이어지는 골든골이나 연장 전반에 한 팀이 리드를 잡고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면 경기종료, 동점이면 후반 15분을 추가 진행하는 실버 골 제도도 실시한 적도 있었다. 2004년이후 모두 폐지하고 현재와 같은 연장전과 승부차기 방식을 도입했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연장전을 하지 않지만 본선 16강부터는 연장전을 한다. 연장전은 일반적으로 결선 토너먼트에서 실시한다. 리그전에서는 연장전에 돌입하지 않고 무승부로 끝난다. 또한, 대회에 따라서는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에 들어가는 경기도 있다.(본 코너 16회 ‘‘녹아웃토너먼트(Knockout Tournment)’의 ‘토너먼트’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참조) FIFA 월드컵 지역예선 플레이오프나 챔피언스 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등의 홈 앤드 어웨이 경기는 1, 2차전 점수의 합산이 동점이라면 연장전에 돌입하기도 한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비에리에게 선제골을 내주었으나 후반 43분 설기현의 극적인 왼발 동점골로 연장전까지 승부를 펼쳤고 117분에 안정환의 골든골로 경기를 끝냈다. 이어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도 120분동안 득점 없이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4번째 키커 호아킨의 실축으로 5 – 3으로 이겨 월드컵 사상 첫 4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연장전 덕을 톡톡히 봤던 셈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16강전서 브라질에게 4-1로 져 연장전을 갖지는 않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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