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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천재적 일시정지로 기적 같은 16강 견인" ESPN "월드컵 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 극찬

2022-12-03 21:49

손흥민이 마스크를 벗은 채 뛰고 있다.
손흥민이 마스크를 벗은 채 뛰고 있다.
손흥민의 '일시정지'가 '오늘의 순간'에 선정됐다.

ESPN은 3일(한국시간) 한국 대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이 황희찬에게 패스하기 전 '일시정지'한 장면을 '천재적인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ESPN에 따르면, 한국의 결승골은 포르투갈의 코너킥에서 시작됐다. 한국 진영 페널티 박스 가장자리에 있는 손흥민은 이미 클리어런스를 예상하고 있었다. 4.11초 후 손흥민은 공을 센터서클 바로 뒤에 두고 있었다. 전광판 시계는 90:00(+0:19)을 가리켰다. 손흥민은 공을 앞으로 밀고 천천히 전진하면서 주위를 살폈다. 그의 앞에는 디오고 달롯과 윌리엄 카르발류가 있었다. 카르발류는 손흥민이 안쪽으로 파고들 가능성을 대비했다. 손흥민의 뒤에는 팔히냐가 따르고 있었다. 하지만 반경 10미터 안에 한국 선수는 없었다. 손흥민은 결국 혼자서 공을 몰고 앞으로 전진했다. 이후 손흥민은 포르투갈 박스 가장자리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공을 주시했다. 그는 왼발로 공을 컨트롤하는 상황에서 균형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이때 그의 앞에는 세 명의 벽이 있었다. 이를 확인한 손흥민은 '일시정지'했다.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1초, 2초. 이어 손흥민은 포르투갈 트리오를 올려다 봤다. 다음 순간 그는 왼쪽을 흘끗 보았다. 황희찬이 쇄도하고 있었다. 이때 카르발류는 긴 다리를 내밀었다. 손흥민은 카르발류의 발끝을 지나 달롯의 다리를 통과하는 패스를 했다. 그것이 황희찬에게 공을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황의찬은 보폭을 잃지 않고 공을 잡은 후 디오고 코스타를 제치고 먼 구석으로 공을 차넣었다. 전광판 시계는 90:00(0:27)을 가리키고 있었다.

ESPN은 손흥민의 그 '일시정지'가 없었다면, 그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않았다면 기적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ESPN은 "손흥민은 지난 경기에서 많은 것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끈 팀원들을 칭찬했다. 그것은 거짓된 겸손이 아니라 진심으로 믿는 것처럼 보였다"며 "그의 '일시정지'는 아시아 최고선수 중 한 명의 마법이었다"고 극찬했다.

ESPN은 빠른 속도로 뛰는 것이 손흥민의 특성임을 감안할 때 당시 패스는 그의 기술적인 자질과 비전을 부각시켰다고도 했다.

이어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능, 무엇이든 해야 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온함, 수비수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공을 꿰뚫을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전부라는 그의 동료에 대한 믿음이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를 가르는 작은 순간이었다"며 "그것이 탈락 위기에서 한국을 16강에 올려놓은 월드컵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다"고 평했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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