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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승→무승 11연패' 백정현, 긴 연패의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다가왔다[마니아포커스]

2022-08-15 09:53

백정현이 14일 kt전에 선발로 나서 올시즌 처음으로 6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부활의 모습을 보였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백정현이 14일 kt전에 선발로 나서 올시즌 처음으로 6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부활의 모습을 보였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할 만큼 지지리도 운이 없다. 14승 투수에서 무승 11연패 투수로 전락했다. 공 몇개 던지지 않고도 1승을 챙기는 투수(?)가 허다한데 유독 백정현(삼성 라이온즈)에게만은 승리의 여신이 외면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덩달아 삼성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백정현은 14일 수원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라운드 이곳저곳에 물 웅덩이가 생길 정도로 소나기가 퍼붓는 바람에 1시간 5분 동안 대기를 하면서 식은 어깨를 다시 달구며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그리고 2득점의 타선 지원도 받았다. 그렇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대로 올시즌 11연패, 그리고 지난해 시즌 막바지인 10월 29일 창원 NC전 패배까지 포함하면 무려 12연패다.

백정현은 지난해 삼성의 '라팍 저주 5년'을 푼 삼성의 투수 트리오 가운데 하나다.

생애 첫 두자리 승수(14승 5패)에 데뷔 이후 최고의 평균자책점(2.63)으로 데이비드 뷰캐넌(16승5패), 원태인(14승7패)과 함께 44승을 수확했다. 삼성의 76승 가운데 무려 58%나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FA자격을 얻어 4년 총액 39억원에 삼성에 잔류했다. 올해도 최소 10승 이상은 해 줄 것으로 기대한 계약이었다.

하지만 백정현은 지난해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연패만 쌓였다. 백정현만의 100% 책임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삼성의 하위권 추락에 일조(?)를 했다.

이날까지 16게임에 나서 무승 11패, 평균자책점 6.02다.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2017년 5월 중순이후부터 지난 5년간 최악의 성적이다.

평균자책점이 지난해보다 무려 2.3배나 높아진 그대로 많은 실점을 해 스스로 패배를 자초한 면도 있다.

시즌 3번째 등판한 4월 22일 대구 롯데전에서 DJ 피터스, 한동희 안치홍에게 잇달아 홈런을 허용해 7실점을 하고 5월 28일 잠실 LG전에서 삼성에서 FA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박해민에게 이적 첫 홈런에다 송찬의에게까지 홈런을 허용하며 3이닝 9피안타 8자책점으로 무너지기도 했다. 그리고 7월 10일 SSG전에서는 4이닝 6실점을 하기도 했다.

백정현은 올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 경기는 없지만 5차례 퀄리티스타트는 했다. 그리고 4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만큼 선발투수의 몫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5이닝 이상을 던지고 2실점을 하고도 승리 대신 패전을 떠안은 것이 4경기나 된다. 백정현이 등판하는 날 타선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올해 백정현은 피홈런이 많다. 16게임 가운데 4게임을 제외한 12게임에서 83⅔이닝 동안 375타자를 상대해 19개나 홈런을 맞았다. 20타자를 상대할 때마다 홈런을 허용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가장 홈런이 많았던 2017년 100⅔이닝 446타자에 18개로 24타자당 1개꼴 피홈런이다.

백정현이 이제 긴 연패의 잠에서 깨어나 다시 에이스 자리로 되돌아 갈 때가 됐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7월26일 한화전에서 이지영의 타구에 정강이를 맞아 마운드를 내려간 뒤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부상을 회복하고 퓨처스에서 컨디션을 조절했다. 지난 9일 퓨처스 롯데와의 경기에 나서 1⅓이닝 3실점을 하면서 여전한 불안감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도 박진만 감독대행은 "백정현은 우리팀 선발 로테이션에서 꼴 필요한 선수"라고 두둔했다. 그리고 백정현은 박진만 대행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바로 2군으로 내려간 뒤 19일만에 등판한 14일 kt전에서 오히려 지난해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비록 불펜의 방화로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는 못했지만 올시즌 첫 무실점을 했다. 당연히 피홈런도 없고 피안타가 3개에 그쳤다. 더구나 무사사구다.

백정현의 무실점 경기는 지난해 10월 23일 kt전에서 14승을 올렸을 때 이후 처음이며 무사사구 경기는 지난 5월 17일 한화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백정현의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다.

삼성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마지막 5강을 향해 총력을 쏟기 위해서는 백정현의 부활이 절실하다.

이제 그 시간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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