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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17] 높이뛰기에서 왜 ‘런웨이(Runway)’라는 말을 쓸까

2022-06-07 07:15

 한국육상 최초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지난 5월 4일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신기록 2m 37에 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육상 최초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지난 5월 4일 전남 나주종합스포츠파크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2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신기록 2m 37에 도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소 런웨이(Runway)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런웨이 뜻을 사전에서 살펴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관객들에게 옷을 선보이기 위해 걷는 길이라고 설명돼 있다. 이는 TV 등에서 패션쇼를 방송할 때 자주 듣게되는 말이다. 또 항공기가 이륙과 착륙을 할 수 있는 활주로도 런웨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1979년 가수 배철수가 자신이 다녔던 한국 항공대 록밴드 동아리를 ‘런뒈이’라는 이름을 짓고 활동해 알려지기도 했다. 비행기 좌석 사이의 통로도 런웨이라고 말한다.

육상에서도 런웨이라는 말을 쓴다. 높이뛰기나 멀리뛰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등에서 도움닫기를 하는 장소라는 의미이다. 도약경기에서는 몸이 탄력을 받기위해 도움닫기를 위한 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곧게 뻗은 길이라는 뜻을 가진 런웨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영어 런웨이는 달린다는 의미의 동사 ‘run’과 길이라는 의미의 명사 ‘way’가 결합한 말이다. 본래 달리는 길이라는 의미이다. 영어에는 동사와 명사를 합쳐 만들어진 단어들이 많다 .예를들면 소매치기를 의미하는 ‘pickpocket’, 수영장을 의미하는 ‘swimming pool’ 등이다. 런웨이도 이처럼 동사와 명사가 결합된 복합 단어로 만들어진 것이다.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런웨이는 1828년 동물들이 만든 길이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미국식 영어로 1883년 인공 경사로라는 뜻으로 처음 사용됐다. 비행장 활주로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23년부텨였다.

런웨이와 비슷한 단어로 ‘runaway’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달아나다, 도망치면서 달리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육상 영어와는 관련이 없다. 비슷한 발음 때문에 혼동을 할 수 있어서 사용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육상에서 런웨이는 우리 말로 도움받기주로라고 말한다. 도움받기는 순 우리말로 ‘도움을 받는다’에서 나온 명사형이며 주로는 ‘달릴 주(走)’와 ‘길 로(路)’로 된 한자어이다. 도움받기주로는 도움을 받고 달리는 길이라는 뜻이다. 일본어로 런웨이는 한자어 ‘도울 조(助)’와 ‘주로(走路)’를 써서 ‘조주로’라고 말한다. 도움을 받아서 달리는 길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말과 유사성이 매우 많은데 아마도 일본어를 우리 말로 번역해서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국제육상연맹과 대한육상연맹 경기규칙을 보면 높이뛰기 도움받기주로에 대한 세부 운영지침이 나온다. 도움받기주로 최소 폭은 16m, 최소 길이는 15m가 되어야 한다. 국제경기의 경우 최소 길이는 25m로 정하고 있다. 도움받기주로 마지막 15m와 발구름 장소에서의 전체적인 최대 내리막 경사 허용한도는 두 지주 사이의 중간을 중심으로 반원형의 반경을 유지해야 한다.

높이뛰기 국내 1인자 우상혁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며 한국 육상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면서 높이뛰기의 전문 용어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런웨이는 이제 스포츠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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